인류 역사는 이동의 자유 증대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대중교통과 자가용 중심의 모빌리티 서비스는 이동 목적에 따라 더욱 세분화되고 있으며, 차량의 소유에서 공유로의 보편적 진화가 진행 중이다. 차량 소유보다 더 편리하고 경제적인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업들의 노력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 필요한 핵심 기술을 살펴보자.
차량공유 서비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동차 문을 제어하는 비대면 서비스로 발전했다. 모바일에서 필요한 시간만큼 분 단위까지 예약한 후 스마트폰에서 차량 문을 제어, 운행할 수 있다. 기존 서비스에 비해 시간과 절차가 대폭 단축돼 이용의 편리성이 높다.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는 차량을 고객 접근성이 좋은 장소에 배치·운영할 수 있게 됐고, 현재 대부분의 도시권역에서는 수 분 이내 차량공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차량공유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주요 플랫폼 기술은 대동소이하다. 차량의 예약과 비용 정산, 차량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수집·가공하는 기술은 차별화가 크지 않다. 실시간으로 차량공유 서비스에 필요한 주요 의사결정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최신 인공지능(AI)과 분산처리 기술 구현도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신뢰할 수 있는 차량을 제공하는 기술은 더 이상 특정 업체만이 갖는 기술적 강점이 아니다.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차량을 요구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치하고, 휴일이나 계절적 특성에 맞춰 차량의 수와 지역별 배치를 조정해서 수요에 대응하는 일은 영업기술 범주에 속한다. 이처럼 대도시 중심으로 시작된 차량공유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건 기술 차이보다 대규모 차량을 유지·운영하는 서비스 운영 노하우가 더 중요하다. 차량공유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 기술은 이미 완성 단계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단지 차량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공급받는 것만으로 차량 소유의 편리성을 모두 대체할 수 없다. 결국 차량 소유와 공유 간극을 좁히고, 나아가 차량의 소유보다 공유가 편리하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발전하는 데는 또 다른 차원의 기술 진보와 차별화가 필요하다.
차량공유 서비스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기반 기술로는 개인화와 자율주행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차량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때 사용자가 겪는 불편함은 자동차 내부 환경의 이질감이다. 공유 차량은 시트 위치,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설정, 라디오 채널 등이 모두 이전 사용자에 맞춰져 있다. 탑승 경험 개선을 위해 개인화 서비스가 필수다.
최근 완성차 제조사가 자동차 운용체계(OS)를 개방하면서 외부 서비스 업체도 특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완성차 제조사가 애플리케이션 레이어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활용하면 차량 기능의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사용자가 공유 차량을 대여할 때 개인화된 좌석, 공조, 인포테인먼트 등이 설정되도록 기술을 구현하면 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자율주행은 두 가지 관점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를 완성할 핵심 기술이다. 첫 번째는 고객 제약을 없앨 수 있다. '운전면허를 취득한 뒤 1년이 경과한, 21세 이상'이라는 한정된 서비스 범위에서 '이동을 원하는 모든 사람, 나아가 사물'까지 고객 범위가 확대된다. 두 번째는 효율적인 차량의 배치와 운영이다. 이용자는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곳으로 차량을 부를 수 있고, 서비스 기업은 인력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차량의 점검과 세차, 고객 인도 및 회수를 자율주행이 담당하면 운영 비용은 줄고 서비스 품질도 높아진다.
현재 개인화와 자율주행은 활발한 기술 투자와 경쟁이 진행 중인 영역이다. 기술의 진보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스마트 모빌리티로 진화시킬 것이다.
류석문 쏘카 최고기술책임자(CTO) lambda@soca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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