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가 올해 시설투자에 56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대학 반도체 학과 정원도 늘려 매년 120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문승욱 장관 주재로 '반도체 투자활성화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반도체협회는 올해 투자 예정 금액이 전년보다 10%로 증가한 5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에 대부분 투입되며, 첨단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패키징 분야에도 3조1000억원이 투입된다.
문 장관은 “반도체 기업은 지난해 50조원 이상 국내 투자에 이어 올해도 56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며 국내 고용 창출과 생태계, 공급망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반도체 기업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이정배 한국반도체협회 회장은 산업부에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우수한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교수 정원에 구애받지 않고 고급 인력이 양성될 수 있도록 과감한 정책 지원을 당부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소부장, 패키징 분야 상관없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산업부는 올해까지 반도체 대학 정원을 700여명 늘린다. 또 반도체 전문 교육 과정을 신설, 매년 1200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반도체 기술 초격차 핵심인 석·박사급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 반도체 등 시스템 반도체와 첨단 소부장, 패키징 주요 분야 반도체 대학원을 지정해 10년 이상 집중 지원에 나선다.
반도체 기술 전쟁은 속도전이 중요한 만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에 담긴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조항이 실효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문 장관은 투자 지원 기구를 상설화하겠다고 밝혔다. 문 장관은 “전기·용수·테스트베드 등 반도체 특화단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과감한 대응 투자를 지원하고,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참여하는 '반도체 투자지원기구'를 꾸려서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적극적으로 풀겠다”라고 화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 실리콘마이터스, 원익IPS, 동진쎄미켐 등 국내 14개 기업 대표가 참석해 산업계 애로 사항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논의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