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제2분과 혁신적 산업정책 설계...ICT 역할구분은 모호

[기획]경제2분과 혁신적 산업정책 설계...ICT 역할구분은 모호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는 민간이 주도하는 혁신적 산업정책과 창업활성화, 규제 개혁을 위한 국정과제 수립에 주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정보통신기술(ICT) 정책과 관련한 인적 구성과 역할이 모호하다는 점은 우려를 안고 있다.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

인수위는 경제2분과 간사로 이창양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이 간사는 '민간 자율을 기반으로 한 실용적인 산업정책'을 설계할 적임자로 꼽힌다. 공직에서 산업정책 설계에 직접 참여했고, 학계와 민간 대기업을 두루 거쳐 시장구조와 기업전략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

이 간사는 1985년 29회 행정고시에 수석 합격해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통상과 산업정책을 담당했다. 1999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과장으로 일하면서 산업정책 실무를 총괄하기도 했다. 이후 2000년부터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로 일하면서 민간기업 활동에 참여했다. 2016년에서 2017년까지 산업부 신산업민관협의회 위원과 장관경제자문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SK사외이사로 재직 당시에는 최태원 SK 회장의 '경제교사' 역할을 하며 하루종일 경영전략을 토론할 정도로 산업계에 대한 이해와 전략 제시가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일자리 창출과 불필요한 규제 혁파를 위해 산업계가 원활하게 소통하는 민간 주도 실용적인 산업 정책들을 입안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잘 이해하는 이 교수가 간사를 맡으면서, 산업부 정부 조직 개편은 미세하게 하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이 점쳐진다.

왕윤종 동덕여대 교수
왕윤종 동덕여대 교수

경제2분과 인수위원으로 선정된 왕윤종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국제정세에 밝은 통상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거진 공급망 문제에 대응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왕 위원은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부터 2004년까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하면서 통상 분야를 연구했다. 이후 SK경영경제연구소장, SK차이나 수석부총재, 현대중국학회장 등을 냈다.

왕 위원은 디지털과 신산업 분야는 물론이고, 공급망 정책에 높은 전문성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중 패권분쟁, 공급망 교란, 코로나 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산업정책 여건 자체가 바뀌었다”면서 “민간 규제를 풀어주고, 연구개발(R&D)로 생태계를 조성해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한 산업정책이 제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웅환 전 SK혁신그룹장
유웅환 전 SK혁신그룹장

또다른 경제2분과 인수위원인 유웅환 전 SKT ESG혁신그룹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인텔에서 CPU 하드웨어 플랫폼 설계 엔지니어로 10년간 일했다.

유 위원은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인재로 영입해 일자리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정치색을 가리지 않고 인수위원으로 선임된 것은 '능력'을 중시하겠다는 윤 당선인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위원은 미국 실리콘밸리는 물론, 국내 삼성, 현대차, SK 등 대기업을 모두 경험한 반도체 전문가다. 최근에는 글로벌 이슈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분야에서 활동했다. SK그룹에서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기술과 모바일 서비스를 ESG 활동과 접목하고, ESG 경영 평가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했다. 인수위에서도 기존 반도체 전문가로서 역할보다는 ESG 전문가로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고산 대표
고산 대표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는 한국 최초 우주인에 도전한 인물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 계열의 강력한 추천으로 경제2분과 인수위원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 대표는 서울대 인지과학협동과정을 마친 이후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공공정책 석사과정을 중퇴했다.

우주인 도전에 탈락한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예비 창업자를 지원하는 타이드인스티튜트를 설립하고 3D프린팅 지원사업 등을 전개했다. 인수위는 미지의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하는 고산 대표의 인생 여정을 높게 평가했다. 스타트업 경험이 일자리 문제 해결에 역할을 기대했다.

한편 경제 2분과는 ICT 정책을 다루기로 했지만, ICT 분야에 전문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비판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타트업 규제개혁 등과 관련한 ICT분야를 경제2분과에 보고하고, 디지털전환 등과 관련한 분야는 과학기술교육분과에 보고할 예정으로 인수위가 본격 가동된 이후에 조정할 계획이다. ICT 기능이 국가 디지털전환 컨트롤타워로 자리잡지 못하고, 홀대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 성현희·변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