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GPU '아크' 출격...첫 탑재는 '삼성 갤럭시 북2 프로'

인텔 아크 ACM 제품
인텔 아크 ACM 제품

인텔이 외장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 포문을 열었다. 노트북용 GPU를 시작으로 데스크톱PC, 워크스테이션용까지 시장 저변을 확대한다. 업계 최초로 삼성전자 노트북에 채택되면서 인텔과 삼성 간 협업 관계도 주목된다.

인텔은 31일 노트북용 외장 GPU '인텔 아크 3'를 출시했다. 인텔 아크는 기존 내장 GPU에 주력했던 인텔이 외장 GPU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승부수다. 외장 GPU 시장 강자인 엔비디아와 AMD와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인텔 아크 3는 고성능 그래픽(HPG) 마이크로 아키텍처 기반으로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인공지능(AI) 추론 기술로 기존 GPU 벡터 장치 대비 16배 향상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한다. 내장 GPU와 견줘 2배 이상 빠른 게이밍 속도를 자랑한다.

업계 최초로 AV1 코덱을 지원하는 하드웨어 가속도 가능하다. 소프트웨어(SW) 인코딩 대비 5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한다. 인텔 딥링크 기술을 적용, 외장 GPU와 내장 GPU를 함께 사용,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전력을 중앙처리장치(CPU)와 GPU에 적절히 분할 공급하는 '다이내믹 파워쉐어' 기능으로 전력 효율성도 높였다.

인텔 아크 3는 삼성전자 초경량 노트북 '갤럭시 북2 프로'에 탑재됐다. 인텔 외장 GPU가 적용된 첫 노트북이다. 인텔은 에이서, 에이수스, 델, HP, 레노보 등 노트북 제조사에도 인텔 아크 3를 공급할 예정이다. 성능을 고도화한 인텔 아크 5와 아크 7은 올 여름에 출시한다. 데스크톱PC와 워크스테이션용 아크 시리즈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배태원 인텔코리아 부사장
배태원 인텔코리아 부사장

<배태원 인텔코리아 삼성사업총괄 부사장>

인텔이 삼성전자 갤럭시 북2 프로에 처음으로 외장 GPU '아크'를 탑재한 건 인텔과 삼성의 협업 결실이다. 인텔과 삼성은 아크 최적화 작업을 위해 수개월 간 협업을 추진했다. 삼성사업 총괄을 담당하는 배태원 인텔코리아 부사장은 인텔과 삼성 협력 체계는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배 부사장은 “아크 시리즈의 삼성 노트북 적용말고도 많은 부분에서 '업계 최초'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삼성과 전방위 협력 관계를 보다 끈끈하게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갤럭시 북 2 프로에는 인텔 브이프로(vPro) 플랫폼 하드웨어 실드 기술도 적용됐다. 기업용 제품의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이다. 소비자용 노트북에 인텔 하드웨어 실드 기술이 탑재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배 부사장은 “팻 겔싱어 CEO 취임 이후 노트북 고객사에 대한 인텔의 핵심 전략은 플랫폼화”라며 “많은 반도체 제품을 플랫폼화해서 고객에게 제공하려면 지속적인 소통 체계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포함, 고객사와 협력을 확대해야 인텔 플랫폼 전략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인텔은 클라우드와 네트워크, AI 분야에서도 삼성과 밀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 로봇 청소기 비스포크 제트봇 AI에 인텔 AI 엔진과 비디오프로세싱유닛(VPU)이 탑재된 바 있다. 삼성의 초음파 의료기에도 인텔 AI가 적용됐다. 배 부사장은 “삼성이 잘하는 분야와 인텔이 잘하는 분야가 서로 맞물려 시너지를 극대화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인텔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모든 분야에 삼성과 협업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인텔 '종합반도체기업(IDM) 2.0' 비전에 따라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경쟁 구도로 몰아가는 건 단편만 본 잘못된 인식이라는 것이 배 부사장 생각이다. 인텔 반도체가 여러 반도체(다이)를 결합하는 칩렛 전략을 취한 만큼 삼성전자 파운드리도 적극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배 부사장은 “인텔은 IDM 2.0은 외부 파운드리와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것도 한 축”이라며 “삼성전자 DS와도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