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코앞서 정국 집어삼킨 '검수완박'...결국 文의 몫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마친 뒤 발언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마친 뒤 발언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김오수 검찰총장 면담 요청을 받았지만 당분간 만나지 않을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법무부를 통해 면담 요청이 왔다”며 김 총장 면담 요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식으로 주무 장관으로서 면담 신청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전날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검수완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문 대통령 면담 요청 사실을 밝혔다. 민주당이 법안 강행 통과시키면 문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4월까지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킨 뒤 5월 3일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이를 공포하는 게 목표다. 5월 10일 이후에는 윤석열 당선인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법안 통과 저지를 위한 모든 대책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원내 172석을 갖고 있어 자력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무제한 TV토론을 공개 제안했다. 국민의힘 뿐 아니라 윤 당선인이 전날 지명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이 크게 고통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법안 처리 시도가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의당도 법안의 4월 처리를 반대하고 국회 차원 논의 기구를 제안하기로 했다.

반면에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TBS 라디오에 나와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시기를 놓치면 더 할 수 없다”며 입법 강행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결국 문 대통령 선택이 중요한 셈이다. 청와대는 면담 요청과 별개로 국회가 논의할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날 청와대 참모진과 문 대통령간 티타임에서도 관련 언급이나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은 국회의 시간인 만큼 당분간 김 총장을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 역시 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