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인사 '검사 출신' 중용…부처 카르텔 해체·개혁 속도

법무부 장관 외 차관급 이하
주요 보직 배치하며 차별화
전문가·관료, 경제부처 배치
능력 중심 업무효율 내세워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주요 인선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일 잘하는 유능한 정부'를 모토로 출범한 정부인 만큼 경제산업 관련 부처는 전문가·관료 출신을 전진 배치, 업무 효율성을 중시했다. 법무부 장관 등 전통적으로 법조인 출신이 맡던 곳 외에도 검찰 출신을 중용했다.

윤 대통령은 8일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재송부하며 인사 마지막 퍼즐을 조율 중이다. 윤 대통령은 재송부날부터 10일 이내 기간을 정하고 국회가 이 기한을 넘기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이로써 남은 임명은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 등이다. 국회가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이들도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임명될 것으로 관측된다.

윤석열 정부의 주요 인사를 살펴보면 두 가지 특징을 띤다.

먼저 내각 사령탑인 국무총리를 비롯해 기획재정·농림축산식품·산업통상자원·보건복지(후보자)·해양수산은 장관을 모두 해당 부처 관료 출신으로 채웠다. 교육·과학기술정보통신·문화체육·환경·고용노동·중소벤처기업은 각각 해당 분야 교수 또는 전문가, 기업인 등으로 구성했다. 외교·국방 역시 외교관 출신 정치인, 군 인사 등을 중용하는 등 부처와 분야를 잘 아는 '능력'과 '노하우'를 인선의 중심에 뒀다.

두 번째 특징은 검찰 출신의 약진이다. 장관급에서는 검사 출신 정치인이 자리한 통일, 국토교통을 제외하면 전통적으로 법조인이 맡아 온 법무부 장관이 유일하다. 하지만 차관급 이하 주요 보직에선 다르다. 법무차관, 법제처장, 국무총리 비서실장, 금융감독원장,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대통령실 인사기획관, 공직기강비서관, 총무비서관, 인사비서관, 법률비서관, 부속실장이 모두 검찰 출신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가운데 국무총리 비서실장, 금감원장, 국정원 기조실장을 비롯해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인사비서관·총무비서관·부속실장이 검찰 출신으로 채워졌다. 공정거래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강수진 고려대 교수 역시 검사 출신이다. 이들 부처(또는 보직)를 보면 내부 '카르텔(담합)'이 공고하거나 사정 기능이 중요시되는 곳이다. 단적인 예로 5000억원대 펀드 사기를 일으킨 사모펀드 운용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고문단에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출신 고위 관료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 밀어주고 끌어주는 카르텔을 해체하기 위해 외부 인사, 특히 검찰 출신이 중용된 이유다. 국정원 역시 지난 정부에서 '적폐' 취급을 당하며 '개혁' 대상이 됐다. 이곳 역시 내부 카르텔을 해체하고 개혁 속도를 높이기 위해 검찰 출신 인사를 주요 보직에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8일 검찰 출신 강수진 교수의 공정위원장 후보군 철회를 공식화하면서도 검찰 편중 인사 지적으로 인한 결정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금감원이나 공정위 같은 경우에는 규제기관이고 적법 절차와 법적 기준으로 예측 가능하게 일을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법 집행을 다룬 사람들이 가서 역량을 발휘하기에 아주 적절한 자리”라며 검찰 또는 법조인 출신을 발탁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