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양규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와 박인규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인간 후각 뉴런을 모방한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사람의 후각 뉴런과 같이 가스 성분을 인식, 스파이크 신호를 출력할 수 있는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로 뉴로모픽 기반 전자코를 구현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보였다.
한준규, 강민구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4월 온라인판에 출판됐다. 후면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후각 인식 시스템은 높은 정확도로 가스를 인식할 수 있어 환경과 음식 모니터링, 헬스케어 등 다분야에 걸쳐 유용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CPU와 메모리가 분리된 '폰노이만 컴퓨터'가 필요한 소프트웨어(SW)가 기반이다. 데이터가 CPU와 메모리 사이를 이동할 때 높은 전력이 소모된다. 또 센서에서 CPU로 데이터가 전송될 때 필요한 변환 회로에서 추가 전력 소비가 발생한다. 모바일과 사물인터넷(IoT) 장치에 적용되기 어렵다.
생물학적 후각 시스템은 감각 세포 자체에서 스파이크 형태로 감각 정보를 전달하고 이를 뇌에서 병렬 처리해 낮은 전력 소비만으로 가스를 판별할 수 있다.
생물학적 후각 시스템을 모방, 센서 단에서 스파이크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는 '인 센서 컴퓨팅' 기반 뉴로모픽 후각 시스템이 저전력 후각 시스템 구축을 위해 주목받는다. 이런 뉴로모픽 후각 시스템을 구현하려면 인간의 후각 뉴런처럼 화학 신호를 스파이크 형태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구성 요소가 필요하다. 다만 일반 가스 센서는 이런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연구팀은 반도체식 금속산화물 기반 가스 센서와 단일 트랜지스터 기반 뉴런 소자를 이용, 가스를 인식해 스파이크 신호를 출력할 수 있는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제작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바탕으로 유해가스를 구분할 수 있는 가스 인식 시스템과 와인을 구분할 수 있는 전자 소믈리에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준규 박사과정은 “개발 모듈은 전자코에 적용돼 IoT 분야, 환경 및 음식 모니터링, 헬스케어 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며 “인-센서 컴퓨팅 시대를 앞당기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사업, 국민위해인자대응기술개발사업 및 반도체설계교육센터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