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 부족 대표 품목이었던 8인치 웨이퍼 기반 제품 위탁생산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마트폰과 TV 등 가전 수요 감소로 반도체 팹리스가 주문량을 줄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파운드리 병목 현상이 풀리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반도체 시장 성장 둔화도 우려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8인치 파운드리 가동률이 최대 90%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110~350나노미터(nm) 공정으로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이미지센서,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을 주로 위탁 생산한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1년간 생산 주문이 사실상 마감될 정도로 병목 현상이 심했지만 최근 주문량 감소로 가동률이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12인치 파운드리 가동률도 소폭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트렌드포스는 28~90㎚ 성숙 공정 가동률이 90~99% 수준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와 TV·PC 시장이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3억1000만대로 전년 대비 3.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년 만의 역성장이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생산량 감소로 반도체와 부품 주문량을 줄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재고를 최대한 활용하고 신규 반도체와 부품 생산 요청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도 파운드리 가동률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한 반도체 팹리스 대표는 “스마트폰 등 세트 출하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반도체 신규 주문량을 재조정할 계획”이라면서 “올해 초 예상했던 것보다 하반기 반도체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보통 파운드리는 6개월 단위로 양산 주문을 받는다. 지난 1월 국내 파운드리는 6개월치 주문량을 모두 채운 '풀 부킹' 상황이었다. 당시 수요 조사에서는 하반기 6개월치도 모두 주문 계획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하반기 경기 침체로 앞서 받았던 하반기 주문량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공급 부족 주요 원인이었던 파운드리 병목이 일부 해소될 수 있지만 반도체 시장 위축 전조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다만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차량용 반도체 제품 수요는 아직 견조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또 10나노 공정 이하 첨단 반도체는 수요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동률은 95~100% 수준으로 고성능컴퓨팅(HPC) 등 데이터센터 시장 수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파운드리 공정 노드별 가동률]
자료:트렌드포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