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이 반도체 설계 사업을 분사한다. 주력인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에 버금가는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DB하이텍은 반도체 설계를 전담해 온 '브랜드 사업부'를 올해 안에 분사해서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킬 계획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반도체 설계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브랜드 사업부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랜드 사업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액정표시장치(LCD)에 들어가는 DDI 등 시스템 반도체를 외주 설계해 주는 사업을 해 왔다. 직원수는 150명이다. 매출액은 3000억~4000억원이다. DB하이텍은 최근 황규철 삼성전자 전 전무를 브랜드 사업부장(사장)에 선임했다. 분사에 앞서 조직 재정비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황 사장은 1990년 삼성전자 입사 후 30년 넘게 반도체 부문 시스템LSI사업부에 몸담았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에서 DDI 제품 개발팀장, 상품기획그룹장, 영업팀장, 전략마케팅 팀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황 사장은 브랜드 사업부 분사 후 초대 대표직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DB그룹은 파운드리와 반도체 설계를 양대 축으로 해서 반도체 사업을 재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설계 사업도 현재 연매출 9000억원 안팎의 파운드리 사업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설계 사업부는 TV, 모바일, 정보기술(IT) OLED DDI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관리반도체(PMIC), 이미지센서 등으로 설계 영역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재 70명 규모의 설계 전문인력을 1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부천 사업장 소속 브랜드 사업부를 판교로 옮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력 채용에도 들어갔다. DDI 응용, 소자 설계 등 분야별로 인력을 뽑는다. DB하이텍 관계자는 “브랜드 사업부가 15년 동안 사업 기반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브랜드사업본부, 파운드리사업본부 각각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분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