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영국이 개방형 무선접속망(오픈랜) 기술 선점을 위해 3년간 360만파운드(약 60억원)을 공동투자한다. 오픈랜 분야 세계 최초 국가간 협력 사례다.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는 26일(현지시간) 한·영 오픈랜 공동연구개발(R&D) 프로그램에 참여할 컨소시엄 공모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양국간 공동 연구개발 협약에 의거해 컨소시엄 공모를 진행 중이다.
양국은 소프트웨어(SW)·개방형 표준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오픈랜 네트워크에서 전력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과 솔루션 개발에 집중한다. 영국 정부가 160만파운드, 한국이 150만파운드를 출자하고, 50만파운드는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조달할 예정이다. 양국은 각국에서 컨소시엄을 선정해 공동 R&D를 2024년 3월까지 진행한다.
영국은 세계적 통신 강국인 한국과 기술 제휴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패러다임을 전환하며 오픈랜 선도국 지위를 굳힌다는 목표다. 영국 정부는 이날 약 2500만파운드를 투입하는 5G·6G 네트워크 혁신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핵심 과제로 한국과 오픈랜 공동연구를 발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보다폰과 영국 전역에 오픈랜 기반 5G 망 구축에 돌입하는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영국의 신뢰가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기존에는 오픈랜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오픈랜 상용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하면서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민·관 오픈랜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본격 추진 중이다. 양국은 지난해 차관급 한·영 정보통신정책포럼에서 6세대(6G) 협력방안을 논의한 이후, 오픈랜 분야에서 협력이 구체화된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간 360만파운드 규모 공동 R&D는 출발선이다. 오픈랜은 SW와 개방형 표준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성, 장비 제조사 종속성을 벗어나고 유연성을 높일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안정성이 핵심인 통신망의 특성을 고려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글로벌 통신 선진국인 한국과 영국, 미국이 오픈랜을 6G 핵심기술로 상정하고 상용화 전략을 구체화하면서 세계적인 오픈랜 확산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영국은 세계 최초 오픈랜 분야 공동 R&D로 세계 시장을 선점할 중요한 거점을 확보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오픈랜 분야 글로벌 협력을 통해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오픈랜 선점 국가간 협럭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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