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5.6% 급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적 물가 상승 등 여러 악재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정보기술(IT) 기기와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에 따라 메모리 수요가 감소하는 등 올 하반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SK하이닉스는 LP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3을 집중 공략, 시장 상황을 타개한다는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7일 경영실적 발표회를 열고 2분기 매출 13조8110억원, 영업이익 4조1926억원, 순이익 2조876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13조원대 분기 매출을 달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56%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0%다.
이 같은 호실적은 낸드 플래시 가격 상승과 서버향 메모리 매출 향상에서 기인했다. 2분기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영향으로 IT 시장 환경이 악화,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했지만 전반에 걸친 출하량 증가와 달러 강세 효과로 상쇄할 수 있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한 컴퓨팅 제품 판매를 확대, 약 10% 출하량 증가를 달성했다”면서 “최근 인수합병한 미국 솔리다임의 매출도 기여했다”고 밝혔다. 솔리다임은 지난해 말 인수한 인텔 낸드사업부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주력 제품이다. SK하이닉스 실적은 솔리다임의 매출을 제외하더라도 원화 기준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하반기 시계는 불투명하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 구매력이 감소한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메모리 수요가 큰 폭으로 조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상반기 수요가 견조하던 서버 역시 기업 비용 절감과 투자 축소로 재고를 우선 소진하려는 움직임이 예상된다. 노 사장은 “시장 불확실성을 반영한 올해 수요 성장률은 연초 대비 둔화해서 D램은 10% 초반, 낸드는 20% 수준으로 예상된다”면서 “3분기 출하량도 기존 계획보다 낮아져서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LPDDR5와 HBM3 등 제품 고용량화에 집중,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LPDDR5는 올 하반기 주요 신제품 플래그십 모델에 채용, 상반기 대비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양산해서 엔비디아에 공급을 시작한 HBM3 매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 사장은 “HBM3은 SK하이닉스 신제품 H100(호퍼 그래픽처리장치)와 결합, 가속컴퓨팅 등 인공지능(AI) 기반의 첨단 기술 분야에 활용될 예정”이라면서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HBM3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위상을 견고히 하고 고성능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