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Z 폴드4' 국내 출고가를 전작과 같은 199만8700원으로 동결했다. 급격한 원자재 값 인상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해 고심 끝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10일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할 예정인 갤럭시Z 폴드4와 갤럭시Z 플립4 국내 출고가를 이동통신사와 잠정 합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9월부터 시행되는 e심(eSIM) 정책에 맞춰 물리심과 e심 기반 듀얼심도 국내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갤럭시Z 폴드4 저장 용량에 따라 256 버전은 199만8700원, 512 209만7700원이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Z 폴드3와 동일하다. 소비자가 느끼는 심리적 저항선을 감안, 기본 시작 가격을 100만원대로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Z 플립4 출고가는 소폭 인상된다. 256 버전 기준 전작(125만4000원)보다 4만5000원 오른 129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전체 폴더블폰 판매량에서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갤럭시Z 플립3를 단일 용량으로만 선보인 지난해와 달리 512 고용량 버전도 함께 출시한다. 갤럭시Z 플립4 512 버전 출고가는 139만8000원이다. 예약구매자 사은품으로는 함께 출시되는 갤럭시버즈2와 정품 케이스, 삼성케어플러스 1년권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신제품 출고가 책정에 고심을 거듭했다. 지난해 40만원 가까이 내린 폴더블 신제품 출고가를 올해 다시 200만원대로 올리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폴더블폰 대중화'라는 핵심 목표 달성을 위해 동결과 소폭 인상이라는 절충안을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환율과 국가·지역에 따라 해외에서는 전작 대비 출고가 일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역시 “일부 소수 소비자를 위한 제품으로 시작했던 폴더블폰이 빠른 속도로 대세로 거듭나며 이제는 진정한 대중화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갤럭시Z 폴드4는 카메라 성능을 높이고, 두께와 무게 등 단점을 개선했다. 후면에 장착된 5000만 화소 트리플 카메라 시스템은 올 상반기에 출시된 갤럭시S22와 같은 스펙이다. 무게는 263g으로 전작(271g)보다 가벼워졌다. 새로운 '싱글 힌지'를 적용, 기기 경량화와 함께 두께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사용 경험 향상을 위해 화면 비율도 일부 조정했다.
갤럭시Z 플립4는 배터리 용량과 충전 성능 개선에 이목이 쏠린다. 전작(3300㎃h)보다 10% 증가한 3700㎃h 배터리를 내장,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늘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싱글 힌지 도입으로 확보한 내부 공간을 배터리 용량 확대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10일 미국 뉴욕에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갤럭시 언팩 행사를 개최한다. 국내에서는 8월 16일부터 예약 판매를 개시, 같은 달 26일 공식 출시한다.
누구나 신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언팩도 영국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와 미국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 중심부에 마련된 팝업 스토어에서 열린다. 방탄소년단(BTS)과 함께하는 글로벌 마케팅에도 힘을 쏟는다.
언팩 행사 직후에는 신곡 '옛 투 컴'(Yet to Come)을 담은 최신 폴더블 영상을 뉴욕 타임스퀘어를 비롯해 전 세계 곳곳의 랜드마크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