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생태계가 탄탄해야 한다. 반도체 설계부터 위탁생산(파운드리), 후공정까지 전방위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이 생태계를 이끄는 건 기업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스템 반도체를 구현하는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벤처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이끌 미래 주역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시스템 반도체 스타트업·벤처가 차별화된 기술력과 경쟁력으로 시스템 반도체 강국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전자신문은 서울대와 함께 '시스템반도체 유니콘' 코너를 통해 국내 유망 시스템 반도체 스타트업·벤처를 집중 조명한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 유니콘으로 거듭날 역량과 미래 전략을 시리즈로 공유한다. '시스템반도체 유니콘'은 중소기업벤처부 빅3(BIG 3) 혁신 분야 창업 패키지 지원 사업 일환으로 진행된다.<편집자주>
<1>딥엑스
딥엑스는 자체 개발한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4종을 양산한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고객사 20여곳에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이 다수 글로벌 기업과 기술 개발 협력을 진행한 건 이례적이다.
딥엑스는 글로벌 시장에 AI 하드웨어 솔루션을 공급할 목표로 2018년 설립됐다. 2019년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공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 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딥엑스 NPU는 객체 인식과 개체 분할 알고리즘(YOKOv7, PIDNet) 등 최첨단 AI 알고리즘 연산 처리를 지원한다. 글로벌 NPU 개발사가 공통으로 공개하는 딥러닝 모델 'Resnet-50' 실효 AI 추론 연산 성능(FPS/TOPS)에서 글로벌 엣지 NPU 경쟁 기술과 비교해 최상위에 자리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딥엑스 NPU는 정수형 8비트를 기본단위로 사용한다. AI 알고리즘에 적용 시 부동소수점 32비트를 사용하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견줘도 AI 정확도가 뒤처지지 않는다. 여러 고객사와 개념검증(PoC) 개발 과정에서 이 같은 기술력을 입증했다.
딥엑스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고효율·고성능·고품질 AI 프로세서 4종 개발에 성공했다. 초당 2조4000억번 연산(2.4TOPS)이 가능한 AI 기능으로 단일 카메라 영상을 처리하는 DX-L1, 6.4TOPS로 카메라 3대의 영상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DX-L2, 카메라 10대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30TOPS의 DX-M1, 28POPS(초당 경번 처리)로 동시에 1만대 카메라를 AI 기반으로 처리하는 DX-H1이 주인공이다.
딥엑스는 “AI 프로세서 4종은 각기 다른 시스템온칩(SoC) 구현과 응용 기술이 필요한 파트너와 협업해 개발, 올해 중순부터 10월까지 각각 팹인하여 제작할 예정”이라며 “딥엑스 NPU가 적용돼 기존 범용 프로세서 기술을 대체할 가성비 높은 솔루션으로 상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 인터뷰]
“이제는 우리나라가 시스템 반도체 원천기술을 확보할 '골든타임'입니다. AI 반도체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지만 기술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 반도체 제조 기술과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맞물려 있습니다. AI 반도체 기술이 성숙하고 시장이 안정화되기 전 AI 프로세스 분야에서 원천기술이 나와야 합니다. 이를 위해 딥엑스가 AI 프로세서 분야 기술 독립을 목표로 팹리스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딥엑스 핵심 경쟁력을 '원천기술의 확보'라고 강조했다. 딥엑스는 국내 기업이지만 미국 실리콘밸리 수준 이상의 AI 반도체 기술력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고객사가 원하는 기술을 빠르게 인식하고 수준 높은 기술을 개발한 결과”라며 “기술 발굴과 동시에 특허를 통한 권리화 작업을 병행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으로 딥엑스는 성공적인 기술 진보를 이뤘고 최근 발표한 AI 프로세서 4종에 녹여낼 수 있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회사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팹리스 챌린지 대회'에서 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엣지용 AI 반도체 기업이 참여하는 '임베디드 비전 서밋 2022'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 AI 알고리즘 정확도와 AI 실효 연산력을 자랑했다.
딥엑스는 지금까지 성과에 그치지 않고 AI 생태계 확장에 지속 기여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개발자 환경 기술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딥엑스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를 아우르는 역량을 앞세워 AI 연산 최적화 기술과 SoC 구현 기술 내재화에도 나선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