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용인기술연구소, 미래車를 디자인하다

현대모비스 용인기술연구소
현대모비스 용인기술연구소

자동차가 변화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등장하면서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운전자와 탑승객 모두 편할 수 있도록 실내 구조도 바뀐다. 컴퓨터가 제어하는 자동차가 보행자와 상호 소통하는 기술이 개발된다.

미래차 시대를 한발 앞서 준비하는 현대모비스 용인기술연구소를 찾았다. 경기도 용인시 마북동에 위치한 이곳에는 자동차 실내외 공간 변화를 책임지는 의장모듈설계섹터가 있다. 내장의 지향점은 'COMFI(Convenient, Optimized, Movable, Functional, Illuminated)', 외장의 지향점은 'UTILe(United, Transform, Interaction, Lighting for exterior)'다. 광학, 전장 및 제어 기술, 소재, 표면처리, 전동화 구현 등을 다양하게 조합한 '융복합 의장 부품'으로 '새롭고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시하는 게 목표다.

현대모비스 용인기술연구소, 미래車를 디자인하다

내부 모습은 일반 사무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3차원(D) 컴퓨터 지원 설계 프로그램으로 제품을 설계해서다. 컴퓨터로 설계하고 시뮬레이션을 거친 뒤 목업을 만들고 3D 프린트 기술을 통해 추가 검증한다. 금형 제품은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뒤 만드는 방식으로 개발비를 절감한다. 금형 제품이 나오면 시험동에서 체임버 내구성 테스트, 고열 테스트 등이 이뤄진다. 제품을 고객사에 제안한 뒤 받아들여지면 자동차에 장착한 뒤 양산 테스트를 한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다이나믹 LED 라이팅 그릴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다이나믹 LED 라이팅 그릴

융복합 의장 부품 확대로 연구개발(R&D) 인력 구성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기구·기계 엔지니어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전장 엔지니어 비중이 늘어 전체 4분의 1을 차지한다. 소프트웨어(SW), 광학 등 중요성이 커지면서 추가 충원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모터쇼, 콘퍼런스, 논문, 고객사 기술로드맵(TRM) 등을 참고해 회사만의 TRM을 수립한다. 세부 R&D 과제 발굴에 있어서는 연구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한다. 내부 심사를 통해 통과된 과제는 직전 연도 8~10월 예산을 확보해 진행된다.

의장모듈섹터는 미래차 주행상황에 맞는 다양한 형태 실내 디자인을 하고 있다. 레벨3 조건부 자율주행, 레벨4 고등 자율주행 등 기술 발전뿐 아니라 자동차 용도에 따라 실내공간 구성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운전대를 조수석으로 이동시키거나 접어 수납할 수 있는 기술, 운전자의 자세·심박·뇌파 등 생체신호를 분석해 차량을 통합제어하는 기술 등도 개발한다. 현대모비스는 미래차 적용 가능한 다양한 실내환경을 콘셉트 콕핏 시스템과 콘셉트카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폴더블 조향 시스템. 운전자주행 모드(왼쪽)와 자율주행 모드.
현대모비스 폴더블 조향 시스템. 운전자주행 모드(왼쪽)와 자율주행 모드.

당장 양산을 앞둔 제품으로는 △실내 공기 살균을 위한 '콕핏 내장형 공기 살균기&향균덕트' △보행자와의 소통과 차량의 고급스러움을 높여주는 '다이내믹 LED 라이팅 그릴' △조명을 활용한 그릴 일체식 '액티브 에어 플랩(AAF)' 등이 있다.

콕핏 내장형 공기 살균기는 에어필터를 활용한 공기청정기술과 달리 살균을 지원한다. 광촉매 (TiO2) 필터에 자외선 (UV-A) 을 조사해 살균 물질 OH 라디컬을 발생시키는 원리다. 향균덕트는 덕트에 곰팡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덕트 표면을 향균처리한 형태다.

그릴의 모습도 변화하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 대신 라이팅 그릴을 달아 공력을 개선하고 동시에 디자인을 차별화한 것이다. 웰컴, 굿바이 라이팅을 제공해 감성 품질을 높이고 배터리 충전량을 시각적으로 확인 가능하도록 할 수도 있다.

주행상황에 맞게 가변적으로 개폐가 가능한 AAF 디자인도 진화하고 있다. 덮개와 그릴 표면 간 단차를 없애고 LED 조명을 더한 형태다. 숨겨진 LED 조명이 상황에 따라 빛을 발하면서 디자인 완성도를 높여준다.

용인=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