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세대 수소연료전지' 양산 4년 늦춘다

내년→2027년까지 상품성 개선
성능 강화·원가 절감 '속도 조절'
부품사 시설투자 계획 전면수정

현대차 '3세대 수소연료전지' 양산 4년 늦춘다

현대자동차가 3세대 수소연료전지 양산 시점을 오는 2027년으로 수정했다. 내년으로 계획했으나 개발 목표를 높여 상품성 개선 후 양산하기로 했다. 내년 출시 예정인 수소차 '넥쏘' 후속 모델에는 기존 2세대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다.

현대차는 2023년 예정의 3세대 수소연료전지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약 4년 늦췄다. 현대차는 이를 관련 계열사와 부품사에 공유했다. 관련 기업도 이에 맞춰 시설 투자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를 열고 3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3세대 수소연료전지는 2세대와 달리 승용차, 상용차, 선진항공교통(AAM), 철도·트램, 선박, 발전 등 적용 분야에 따라 특성과 형태를 달리한 게 특징이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내구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 개발을 추진했으나 성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크기를 큰 폭으로 줄이면서 성능을 높여야 했기 때문이다. 연구실에서는 일정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지만 양산으로 이어 가기엔 부족했다.

아직 수소연료전지 수요가 적다는 점도 개발 일정 변경에 영향을 미쳤다. 3세대 제품은 적용 분야별 스펙 차이로 세부 부품이 다르다. 물량이 담보되지 않으면 원가 절감이 어렵다. 현재 수소 시장이 초기인 만큼 현대차가 속도 조절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보다 앞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8월 수소산업 전시회 'H2 MEET'에서 “(3세대)수소연료전지 개발 목표를 더 높였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3세대 수소연료전지 양산 시점 조정으로 협력사의 시설투자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양산을 담당하는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10월 착수한 인천·울산공장 신규 공사가 사실상 멈춰 섰다. 이들 공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3세대 수소연료전지를 양산할 계획이었다. 현대모비스는 변경된 현대차 일정에 맞춰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3세대 양산을 계기로 현대차 부품 공급망에 진입하려던 업체 구상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양산 시점 연기는 현대차가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수소 모빌리티에도 영향을 미친다. 내년에 나올 예정인 넥쏘 후속 모델에는 2세대 수소연료전지가 들어간다. 3세대 양산이 미뤄지면서 2.5세대로 불리는 개선품의 양산 일정도 2025년으로 연기됐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구성하는 다른 부품의 개선으로 넥쏘 후속 모델 성능을 보완할 계획이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운용 효율도 높인다. 커넥티드 서비스 '블루링크'를 통해 수집한 수소연료전지 및 배터리 상태, 주행 내역 등 정보를 활용한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