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과 일상 전반에 정보통신기술(ICT)이 활용되는 디지털대전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디지털대전환은 위기이자 기회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시장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 공급망 붕괴 등 기존 글로벌 공조체제에서 벗어나 각자도생, 블록화체제로 접어들고 있다.
디지털대전환, 기술패권 경쟁, 공급망 혼란을 극복할 핵심 무기로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SW), 클라우드,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ICT가 주목받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6세대(6G) 이동통신, 기가인터넷 등 초연결 인프라는 ICT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산업과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ICT 인프라를 보유했다. ICT가 성공적인 디지털전환과 기술 패권 최전선에 있는 만큼 대체불가한 ICT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통신·ICT 분야에서도 기술 패권 경쟁 시작
우리나라 ICT 경쟁력 확보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 초격차 기술, 인재 양성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정세와 한정된 자원을 고려해 기술 패권 경쟁 중심에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집중해 파괴적 혁신 자세로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아울러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우수한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는 게 과제로 지목된다.
6G가 대표적이다. 과거 통신 분야는 경쟁 속에서도 글로벌 표준화 등 공조체제가 이뤄졌다. 하지만 2028~2030년 상용화를 앞둔 6G 시대에는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한국 등 국가별 경쟁이 가열되면서 저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경쟁체제를 펼치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표준을 선점하는 것만이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AI,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패권 경쟁이 지속된다. 민간 분야 대규모 자금력을 앞세워 글로벌 선도국 지위를 굳히려는 미국에 대해 중국이 방대한 인구와 정부 주도 추진력을 바탕으로 추격하는 형국이다. 영국 토터스 인텔리전스 글로벌 AI지수 조사결과 지난해 기준 한국 AI 경쟁력은 세계 7위를 기록했다. 1위는 미국, 2위 중국, 3위 영국이 차지했다. 기업과 정부의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
◇기업은 디지털 플랫폼, 디지털 전환에 주력
AI, 데이터, 6G 등 디지털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려는 기업 노력은 지속된다.
이동통신사는 인프라 기술력 강화는 물론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창출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5G 이동통신 등 통신 인프라 경쟁력을 바탕으로 데이터, AI를 적용한 메타버스,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사업을 준비하며 'AI 서비스 컴퍼니'로 진화를 추진한다. KT는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로 변신을 추진하며 5G를 기반으로 AI 콘택트센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등 역량을 강화하며 새로운 가치를 성공적으로 발굴해 나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 3.0 시대를 기치로 플랫폼 기업으로 전면 전환을 선언했다. 통신 인프라와 데이터 경쟁력 바탕 위에 생활, 교육, 놀이, 웹3.0 등 플랫폼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행보다.
시스템통합(SI) 기업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업의 디지털 전환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SK㈜ C&C는 제조, 금융, 통신, 서비스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클라우드형의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지털 컨설팅부터 디지털 시스템·서비스 구축, 운영까지 한 번에 제공하며 기업 디지털전환을 지원한다. LG CNS는 2019년부터 '퍼블릭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펼치며 세계 유력 글로벌 톱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와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클라우드 확산과 혁신을 주도한다. NHN클라우드는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경쟁력을 강화하며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축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식음료, 제약, 화장품 등 제조 공장을 자동화하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 위한 민관 협력 체계 가동
한국은 그동안 디지털 인프라 구축 모범 사례로 글로벌 시장 주목을 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프라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민 서비스와 산업을 혁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데 있어서도 사례(레퍼런스)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축을 통해 정부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대국민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지속한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등 주요 공공기관과 협회·단체는 기업과 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초연결 인프라 확산과 국가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국가적인 디지털 전환은 기술 패권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과제다. 속도와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디지털 혁신을 위한 민·관 협력과 소통 체계를 강화하며 대응해 나가야 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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