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 리더들이 현재 직면한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전례없는 '협업 생태계' 조성을 주문했다. 반도체 설계부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제조 기업 간 상호 협력 없이는 3나노미터 이하로 대표되는 첨단 공정 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 주최로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테크코리아 2022' 반도체 세션에서 연사들은 반도체 업계가 마주친 도전과제를 극복할 방법론으로 전방위 협업을 제시했다. 신유균 삼성전자 부사장은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도전과제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면 근간에 있는 반도체 생태계 기술 전반의 혁신이 필수”라면서 “소재·설비·공정·구조 혁신과 더불어 설계와 설계자동화(EDA) 기술 등 전방위 기술의 혁신이 뒷받침돼야 갈수록 높아지는 기술 장벽을 뛰어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환 SK하이닉스 부사장도 “10년 안에 반도체 기술 난도가 한층 높아지고 에너지 관련 도전과제가 있을 것”이라면서 “(소부장) 공급사와 학계, 정부가 혼연일체가 되어 미래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는 공정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고 친환경 기술 구현이라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제조 분야에서는 3나노 이하 첨단 공정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전력 효율성을 극대화한 기술도 필요하다, 탄소 감축 등 친환경 시대에 대응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도전과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2025년에는 175제타바이트(약 175조기가바이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데이터를 반도체가 처리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술 난도가 높아지면서 특정 기업 혼자 힘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해졌다. 새로운 물질을 발굴해서 신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할 공정 장비를 고도화하기 위한 소부장 기업 간 협업 사례가 증가하는 배경이다.
반도체 소부장·제조기업 간 협력이 대표적이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반도체 혁신을 실현할 핵심 기술로 새로운 물질(소재)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 장비 개발에 신소재를 접목할 수 있도록 소재 공급 생태계 전반에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전력·성능·크기·비용·시장출시기간(PPACt)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램리서치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가 요구하는 성능과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한국 연구개발(R&D) 센터를 가동했다. 반도체 장비도 한국에서 제조, 소재·부품 협력사 간 유대 관계를 한층 확대한다. ASML도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개발을 위해 소부장 기업과 반도체 제조기업에 협력 연구개발(R&D) 문호를 열었다.
반도체 투자도 견고한 생태계 조성에 집중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백홍주 원익QnC 대표는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걸친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장기간 물적·인적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산·학·연 협력으로 인력 양성과 풀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반도체 공정 유경험자와 소재 개발 인력 간 활발한 기술 교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공정 미세화·친환경 '도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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