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회선을 임대해서 자체 서비스에 활용하는 '회선설비 미보유 기간통신사업자' 등록건수가 8월까지 574개를 기록했다. 통신이 자동차, 에너지, 교육, 금융 등 타 산업과 결합하면서 신사업을 창출하는 혁신 인프라 엔진으로 떠올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에 따르면 회선설비 미보유 기간통신사는 574개, 회선설비 보유 기간통신사는 76개로 집계됐다.
회선설비 미보유 기간통신사업자 제도는 지난 1998년에 도입된 별정통신을 전신으로 한다. 옛 정보통신부는 통신망과 교환설비를 보유하지 않은 일반 기업이 기간통신사로부터 회선을 임대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회선설비 미보유 기간통신사는 1998년 13개에서 출발해 2005년 94개, 2010년 196개로 증가했다. 2015년에는 324개, 2020년 말 493개에 이어 2022년 8월 574개 등으로 신규사업자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삼성SDS, 포스코ICT 등 시스템통합(SI) 기업이 기업 구내 통신망을 구축하면서 기간통신사업자 자격을 획득했다. 알뜰폰은 물론 KT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사업자와 외국계 기업 등도 기본 자격 요건을 갖췄다.
2015년을 기점으로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기아 등 자동차 산업, 국민은행 등 금융권, LG에너지솔루션·배달의민족도 기간통신사업 자격을 얻었다.
비통신사업자로서 기간통신사업자 자격을 획득한 기업은 자동차 내비게이션 실시간 업데이트처럼 통신과 결합한 부가서비스,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기존 통신사로부터 임대한 통신회선을 활용하는 자체 서비스 기업이 포함됐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는 기내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간통신사업 자격을 획득했다.
기간통신사업자 활성화는 과기정통부의 등록요건 완화 영향이 크다. 등록제를 통해 기업은 정해진 3억원 이상 자본금 등 등록 요건을 충족하면 자유롭게 통신서비스를 활용하도록 진입규제가 완화됐다.
기간통신사업 등록을 통해 통신서비스를 직간접 활용하는 기업이 600개가 넘은 것은 한국의 발달한 인프라 영향이 크다. 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커버리지와 품질을 바탕으로 회선설비를 보유한 기간통신사와 손쉽게 제휴해서 융합서비스를 창출하고 기존 서비스를 혁신하는 데 활용했다. 다만 한국의 발전한 통신 인프라는 구글·넷플릭스와 같이 무료로 망을 사용하려는 기업으로부터의 도전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진입규제 완화와 더불어 통신인프라를 지속 고도화하기 위한 재원 확보 정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과기정통부 등록요건 완화 '촉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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