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든 생선요리를 먹는다. 인공위성 영상으로 최적화된 신규 해외공장 부지를 찾고, 대체불가토큰(NFT)으로 전 세계 팬들과 좋아하는 스타를 위한 이벤트를 구상한다.
LG가 12~13일 이틀간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개최한 '슈퍼스타트데이 2022'에서 만난 5년 후 미래 모습이다.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슈퍼스타트데이 2022는 △라이프&환경·사회·지배구조(ESG) △헬스케어 △모빌리티 △인공지능(AI)&메타버스 네 개 구역으로 구성됐다.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 60곳이 AI, 메타버스,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 첨단 기술과 서비스를 시연했다.
주목할만한 부스는 100대 1 경쟁률을 뚫고 LG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에 선발된 11곳이다. 이른바 '뉴 투 LG(New to LG)'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이다. LG는 당장 사업 연관성은 낮더라도 혁신 아이디어를 가진 초기단계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 장기적 관점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했다.
김문진 LG 스타트업인큐베이션팀 책임은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 선정 업체들과 5년, 10년 뒤 새로운 시장 가능성과 확장성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라며 “스타트업 대표들과 LG 계열사 연구개발(R&D) 실무진이 만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업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 1기로 선정된 바오밥은 어류 세포 추출 후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배양 생선을 만든다. 해양오염으로 인한 중금속과 미세플라스틱 이슈에서 벗어난 이른바 '클린 피시'로 현재 흰살생선에서 나아가 갑각류까지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리베이션은 나무파우더, 석회석, 커피 찌꺼기 등 원료를 개발해 친환경 제품 R&D과 제조까지 책임진다. LG전자와 SM엔터테인먼트 합작법인 피트니스캔디의 스마트밴드 제품 친환경 패키징도 담당했다.
이밖에 △하이브리드 배터리 시스템으로 운항거리 500㎞ 수직이착륙 유인항공기(AAM)를 개발 중인 '플라나' △인공위성 영상 기반 AI·딥러닝 분석 시스템을 제공하는 '메이사플래닛' △초소형 인공위성 시스템과 부품을 직접 제작하고 위성촬영 이미지 해상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을 보유한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NFT 기반 글로벌 팬덤 문화를 형성하는 '플러디' 등도 눈길을 끌었다.
LG는 이들 스타트업에 아이디어 개발부터 사업화검증(PoC)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심사위원과 참관 계열사 코멘트를 반영해 올해 내로 PoC 방향을 구체화한다. 내년 상반기 PoC를 진행하고 LG 계열사 대상 데모데이를 개최해 투자 및 사업화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스타트업은 업무공간뿐 아니라 LG 임직원으로 구성된 '슈퍼스타트 크루'로부터 법무, 마케팅, 구매, 재무, 인사 등에 대한 자문도 받는다.
이날 행사에서 1기 업체들은 투자사와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LG는 내년 상반기까지 회사별 최대 1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 업체 외에도 슬립테크 수면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레마, 사물인터넷 기반 폐플라스틱 분리수거가 오이스터에이블, 독도새우 세포로 세포 배양육 제품을 개발한 셀미트 등이 참가해 최첨단 기술 기반 혁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날 LG는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과 유망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대표 사장은 “역동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갖고 있는 스타트업과, 오랫동안 축적해온 기술 및 노하우, 인프라를 보유한 대기업이 함께 협업하면 새로운 혁신이 가능하다”며 “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더 나은 미래 가치를 만들기 위해 소통하고 협력하는 기회를 만드는 데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