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삼성, 반도체 부진에 '어닝쇼크'…"인위적 감산은 없다"

이재용 회장이 승진, 취임한 27일 삼성전자는 공교롭게도 '어닝쇼크'에 가까운 3분기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0조85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39% 감소했다. 실적 버팀목이던 메모리 반도체가 부진했고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며 완제품(세트)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엄습했지만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 계획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공정 개선을 위한 인프라 시설 확대로 당초 계획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을 중심으로 과감한 투자를 통한 초격차 기술 확보와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경기 침체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스페셜리포트]삼성, 반도체 부진에 '어닝쇼크'…"인위적 감산은 없다"

영업이익 급감은 메모리 반도체 침체 여파가 크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D램, 낸드 메모리 판매가 줄어들고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D램, 플래시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과 TV 등 세트 고객사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신제품 개발에 따른 D램 재고 증가와 낸드플래시 경쟁도 심화됐다.

3분기 삼성전자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는 10% 후반대로 감소했다. 평균판매단가(ASP)는 20% 초반대로 감소했다. 고객사 재고 조정폭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제품 가격은 떨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간 D램 수요 비트그로스는 10% 초반대 성장을 예상하고, D램 성장 둔화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 “낸드플래시 시장 연간 비트그로스는 한자릿수 초반 성장하고 시장 경쟁이 가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산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회사는 “인위적인 웨이퍼 생산 감소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D램, 낸드플래시 재고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서버, 데이터 센터 고성능 신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모리 투자액은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고용량 DDR5, 초고속 LPDDR5X 데이터센터 수요 예측과 예상 수요에 대응해 반도체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지만 시설투자는 수요 상황에 맞춰 적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공 들이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2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고성능 컴퓨팅, 자율주행 등 2나노 선단 공정 하이테크 고객사가 늘어나고, 고성능 시스템온칩(SOC) 등 미국, 유럽 등 고객사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파운드리 건설을 5나노 이하 첨단 공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미국 파운드리 1공정은 11나노급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파운드리 수요 확대에 대비한 증설 계획도 밝혔다. 팹리스 고객사 수요에 대응해 클린룸을 선재 확보하는 셀퍼스트 전략으로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할 방침이다. 동시에 수율 개선, 2나노 이하 선단 공정 기술(BCVD) 개발도 강화한다.

평택 극자외선(EUV) 라인 증설도 지속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5나노부터 EUV를 선제 도입하면서 첨단 반도체 생산 라인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ASML 피터 베닝크 CEO는 내달 16일 한국을 방문한다. 수요에 선제 대응해 첨단 공정 장비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부터 삼성 폴더블을 포함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라 수요가 증가했다. 모바일 OLED 시장 1위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애플 플래그십 출시에 따른 중소형 OLED 수요 증가로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게이밍, 모니터 TV 등 퀀텀닷(QD) 디스플레이 대형 디스플레이 수요에 맞춰 투자도 강화한다. 4분기는 응용처 다변화와 신규 폼팩터 적용에 대응하고 수익성 개선을 강화해 나간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QD 전환을 위해 액정표시장치(LCD) 빠르게 사업을 재편했다”며 “QD 고객사 반응이 긍정적인 만큼 투자 기조도 수요에 맞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송윤섭기자 sys@etnews.com,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