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기술만이 공정사회를 이끄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100번째 특허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주목받는 서울반도체 특허경영은 “원천기술만이 기업이 도약할 수 있는 정도”라는 이 대표 지론에서 비롯됐다.
서울반도체는 30년 동안 1만8000여개 특허 기술을 개발하며 세계 3위 발광다이오드(LED) 기업으로 성장했다. 30년 이상 매출의 약 10%를 R&D에 투입한 결과다.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와이캅(WICOP), 바이오레즈, 썬라이크 등 업계 선도 제품을 줄줄이 출시하고 있다.
서울반도체 특허경영은 아이러니하게 특허소송에 피소되면서부터다. 세계 1위 LED 기업 니치아는 2005년 특허침해 경고장을 날렸다. 3년 뒤에는 미국, 영국, 일본 등 5개국에서 30여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서울반도체보다 배 이상 큰 기업과 송사를 다투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 대표는 주변 만류에도 600억원 이상 법률 비용을 들여 정면 대응했다. 세계 1위와 3위 업체의 전면전은 2011년이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결과는 서울반도체 승소였다.
이 대표는 이후 지식재산을 무기로 삼고 특허 침해에 엄격히 대응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서울반도체는 LED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다수 출원했다. 고유 기술을 침해하는 기업에는 특허소송을 적극 제기했다. 서울반도체와 자회사는 100번의 특허소송에서 모두 승소하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 대표의 지식재산 중시 의지는 창의라는 회사 이념에서도 드러난다. 이 대표는 회사 초창기부터 개발자 개인 목표 관리 항목에 특허 아이디어를 적어 제출하도록 했다. 이 대표 역시 스스로 1392건의 특허를 발명했다. 대표부터 일반 사원까지 발명에 몰두하는 기업 문화를 정착시켰다.
서울반도체는 여전히 특허전쟁 중이다. 현재 수십건의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대만 에버라이트, 일본 엔플라스 등 서울반도체 특허 침해 일삼는 기업에는 연이어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최근 수원지방법원은 서울반도체 와이캅 기술을 에버라이트에 유출한 전직 임직원에게 징역형이 선고했다. 에버라이트 역시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해외 기업으로서 최대 금액인 6000만원 벌금형이 내려졌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특허 침해를 인정하지 않고 시장을 흐리는 기업에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지식재산 존중 문화로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