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의 연임 의사 표명은 2020년 취임 이후 시가총액 45% 성장 등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서 KT의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구 대표 경영성과는 데이터로 드러났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구 대표가 업그레이드된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 이사회와 주주를 설득할 수 있느냐가 연임 성패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KT 이사회는 8일 구 대표가 연임 의사를 공식 표명함에 따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 1차적으로 구 대표 연임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기존 성과와 미래 비전이 핵심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KT 정관(33조)는 대표이사는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 또는 경영경험이 풍부한 자로서 최고경영자의 능력을 갖춘 자 중에서 선임해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했다.
구 대표는 취임 후 3년간 데이터로 드러난 핵심 성과를 강조하며 경영 연속성의 중요성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대표는 2008년 이후 12년 만에 KT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구 대표는 통신·디지털산업에 대한 이해와 경영전략 분야에 근무하며 쌓아온 재무 능력을 토대로 KT의 성장과 방향전환을 주도했다.
구 대표는 취임 첫해인 2020년 10월 '텔코(통신기업)'에서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하며 전략 방향을 그려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BigData)클라우드(Cloud) 역량을 기반으로 디지털 서비스와 기업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공표했다.
그 결과 KT 영업이익은 2019년 1조1595억원에서 2021년 1조6718억원으로 41.2% 성장했다. 2020년 1월 7조원이던 시가총액은 2022년 8월 기준 10조원을 돌파하면서 45%가량 높아졌다. 구 대표는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지양하는 대신 신사업을 키우고 지주형회사를 표방하며 △통신 △미디어 △B2B △디지털금융 등 분야로 기업구조를 재편한 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구 대표는 이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디지코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연임이 필요하다며 이사진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대표의 경영능력에 대해서는 성적표가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KT 내부 구성원 간의 갈등, 카카오 통신장애 사태 등으로 드러난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안정적 투자와 안전 강화방안, 정치권과 이해 관계 등은 이사회 평가 과정에서도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 대표가 연임을 계기로 디지코를 넘어서는 새로운 비전과 혁신 융합산업 성장 전략을 제시할 지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ABC 기술을 적용하는 새로운 융합산업 분야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시총·영업익 40% 이상 성장 주도
디지코 등 경영 연속성 강조할 듯
내부 갈등·정치권과 관계는 변수
ABC 융합산업 비전 제시 관측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구현모 대표 재임기간 KT 재무성과(연결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