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콘솔 사라지고 TV로 대체"…삼성전자 실리콘밸리 연구소에서 바라본 미래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콘솔게임기는 시장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대중은 가장 편리한 콘텐츠 경험을 원한다는 원칙에 따라 결국 리모컨이나 컨트롤러만 있으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TV로 다양한 수요가 집중될 것입니다.”

김상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북미서비스비즈담당 부사장.
김상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북미서비스비즈담당 부사장.

김상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북미 서비스 비즈니스 담당 부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부사장은 “대부분 실리콘밸리 주력 산업은 하드웨어(HW) 보급 이후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 확산으로 이어진다”라며 “삼성전자는 세계에 수십억대 디바이스를 보급한 기업으로서 앞으로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무궁무진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삼성전자가 뭘 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앞서 말한 부분에서 찾으면 된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대중은 자신이 원하는 경험을 최대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이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비디오·DVD' 산업이 스트리밍 서비스 등장으로 사라진 사례를 예로 들며 게임 산업도 이와 비슷한 형태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금은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 PC 같은 기기로 게임을 접하는 형태가 주류지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게임기기를 구매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 접근을 가로막는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내다보는 유망 서비스는 '클라우드 게이밍'이다. 누구나 집에 있는 TV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삼성전자는 콘솔 없이도 TV에서 스트리밍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삼성 게이밍 허브' 서비스를 지난해 6월 시작했다. 김 부사장은 “TV는 앞으로 게이밍, OTT를 넘어 향후 다양하게 생겨날 콘텐츠를 대중이 접할 수 있는 '멀티디바이스기기'로 지속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원일 삼성리서치 아메리카 연구소장 부사장.
노원일 삼성리서치 아메리카 연구소장 부사장.

이날 노원일 SRA 연구소장 부사장은 연구 방향과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리서치는 삼성전자 DX부문 선행 연구개발 조직이다. 한국과 해외 14개국에서 글로벌 R&D센터를 운영한다. 650여명 연구원이 근무하는 SRA는 차세대 통신과 인공지능(AI)은 물론 로봇, 디지털 헬스, 멀티미디어, 카메라, SW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로 연구를 확장하고 있다.

노 부사장은 “SRA는 '혁신적 우수성 기반이 되자'라는 미션 아래, 삼성전자 DX부문 미래 제품 및 서비스 핵심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 연구개발 리더십을 강화하는 가운데 SRA는 2019년부터 5G 기술 고도화와 6G 기술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부터 TV, 가전 등을 전세계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에게 총체적인 경을 제공할 수 있는 독보적인 입지를 갖추고 있으며, 변화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경험을 개발하는데 힘쓰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SRA는 글로벌 신기술 개발의 격전지인 실리콘밸리에서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가 될 제품 콘셉트를 구상하고 이에 필요한 기술을 구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SRA는 글로벌 인재 양성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노 부사장은 “핵심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한 실리콘밸리에서도 삼성전자 문을 두드리는 인재가 많은 이유는 삼성은 선행 연구에서부터 디바이스 생산까지 이어지는 모든 과정을 참여할 수 있는 독보적 기업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우수 인력 중에는 특정 기술을 연구만 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연구 결과가 디바이스로 대중들이 사용하는 것까지 이어지는 것에 가치를 크게 둔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DS(반도체)부문 미주총괄도 공개했다. DS 미주총괄에는 1200여명 글로벌 인재들이 모여 반도체 연구개발과 영업·마케팅 등을 담당한다. 메모리·시스템 LSI·파운드리 사업부 연구 조직도 함께 있어 본사·현지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DS 미주총괄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을 담당하고 있으며, 우수한 연구 인력을 기반으로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 업계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DS 미주총괄 사옥은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3단 적층 구조를 본 따 설계된 10층 규모 건물로, 실리콘밸리에서 반도체 업계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한진만 DS 미주총괄 부사장은 “DS 미주총괄은 미주 지역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영업·마케팅·고객지원 역량 등을 결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점차 확대되는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메모리·시스템 LSI·파운드리 분야 기술과 사업 대응 능력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사옥.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3단 적층 구조를 본 따 설계된 10층 규모의 건물로, 현지에서 반도체 업계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통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사옥.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3단 적층 구조를 본 따 설계된 10층 규모의 건물로, 현지에서 반도체 업계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통한다.

실리콘밸리(미국)=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