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산업용 전력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9월에 이어 두 번째로 감소한 것으로 반도체·철강 등 전력다소비 산업 조업이 줄어든 영향이 작용했다. 전체 전력판매량도 2021년 9월 이후 첫 감소했다. 산업용 전력판매량이 부진한 것과 함께 일반용·주택용은 전기요금 인상효과와 기온 등의 영향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전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산업용 전력이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지난해 산업용 전력판매량이 수출 호조에 힘입어 9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 9월 전년 대비 2.2% 감소한 바 있다. 10월에는 전년 대비 0.7% 상승했지만 지난해 11월에는 전년 대비 1.9% 감소하면서 다시 내리막세다.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공장 가동율 등을 간접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경기를 반영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지난해 9월과 11월에 산업용 전력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수출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9월까지 2년 연속 전년 대비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10월(-5.8%), 11월(-14.0%), 12월(-9.5%)로 지속 하락했다.
한전은 특히 전력다소비 산업인 반도체와 철강 가동량이 줄면서 산업용 전력판매량이 급감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 전년대비 -7.8%, 9월 -5.6%, 10월 -17.4%, 11월 -29.9%, 12월 -29.1%로 지난해 10월 이후로 하락세가 본격화했다. 또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태풍 피해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가동 중단됐다. 이외 수출 부진으로 다른 산업들도 생산량이 줄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택용 전력 판매량 또한 전년대비 1.1%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가격 시그널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농사용과 함께 교육용·가로등·심야 등을 포함한 기타 전기요금은 0.8% 줄었다. 이 여깃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 효과 등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반용 전력 판매량은 전년 대비 2.2% 상승했다. 3분기부터 이어진 민간소비 활성화가 이어진 영향이지만 이 또한 상승세가 확연히 둔화된 모습이다. 일반용 전력판매량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평균 약 8.1% 상승했지만 지난해 10월에는 3.8%, 지난해 11월에는 2.2% 상승하는데 그쳤다.
전체 전력판매량은 전년 대비 0.8% 감소하면서 2021년 9월 이후로 처음으로 줄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주택용은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기온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면서 “일반용은 상승폭이 줄었는데 본격적으로 가격신호가 나타나고 경기침체까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수출 부진·포철 태풍 피해 영향
반도체·철강 등 조업 줄어들어
작년 9월 이어 또 한번 내리막
전체 전력 판매량도 0.8% 하락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21~2022년 전력 판매량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