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최고경영자(CEO) 공모 절차의 막이 올랐다. KT 이사회가 모든 것을 공개하고 투명하게 공모절차를 재시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새롭게 도전장을 내릴 후보군들에 관심이 쏠린다. 구현모 KT 대표와 새로운 도전자들의 대결구도가 예상된다.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손' 작동 여부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KT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부터 2026년까지 3년간 회사를 이끌 대표이사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응모 자격은 △경영·경제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경력 △기업경영 경험 △최고 경영자로서 자질과 능력 △정보통신 분야 전문 지식과 경험 등이다.
KT 대표이사 공모 접수는 20일까지다. 이사회는 올해 구 대표의 셀프 경선 신청 이후 두 번째 심사에서 27명을 대상으로 심사했다. 지난 2019년 CEO 선정 과정에서는 총 37명이 응모했다. 이번 CEO 공모에도 30여명 규모 내·외부 인사가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도전을 공식화한 구현모 대표의 '현직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세 번째 선임 절차 역시 구 대표와 다른 도전자 간 경쟁 구도가 유력하다. 구 대표는 지난 3년간 CEO로서 경험은 물론 KT에서 36년간 재직하며 내·외부 정보와 조직 문화를 꿰뚫고 있다. 매출, 영업이익 상승 등 경영 실적도 강점이다.
다만, 기존 CEO 선임절차가 두 번이나 번복되면서 KT의 전면적 변화를 위해 외부 충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새로운 시각에서 KT를 개혁하고 미래 성장 비전을 제시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벌써부터 하마평이 나온다. 외부 인사로 김기열 전 KTF 부사장을 비롯해 홍원표 전 삼성SDS 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사장, 김성태 전 의원(비례대표) 등이 거론된다.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도 외부에서 주목하고 있다. 내부 도전자로 강국현·윤경림 사장 등 사장급 인사들이 도전장을 던질지 주목된다. 이사회가 외부 자문단 구성 등 인선 절차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힌 만큼 새로운 도전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이다. 이사회는 투명성과 공정성, 객관성을 중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KT는 회사의 현황, 재무상태, 경영성과, 정관 등 정보도 후보자에게 투명하게 제공하기로 했다.
통신사와 정부, 전문가들은 KT CEO가 지녀야 할 주요 자질로 통신망 안전과 진화라는 KT 기본에 대한 철학과 비전,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을 접목한 신사업 창출과 미래 성장 전략, 정부·소비자·언론 등 외부와의 원활한 소통 능력 등을 중요하게 꼽고 있다.
이번 주 후보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후보자들은 지원서와 자기소개서, 직무수행계획서, 결격사유 확인서, 개인정보 동의서 등 서류를 검토하는데 정성을 기울이며 20일 원서 접수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20일 13시까지 응모를 진행한다”며 “투명한 심사를 위해 응모자 명단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