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이 반드시 하이엔드일 필요는 없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음식으로 K-푸드 새 시대를 열겠다"
'일타 미식가' 김용준 금미옥 대표가 미식 K-푸드 세계를 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최근 서울 마포구 금미옥 쿠킹랩에서 김용준 대표와 만났다. 김 대표는 대치동 수학 1타 강사 삶 대신 창업한 2012년 카페 '홀드미'와 2020년 현재의 금미옥으로 히트 친 요식업계 히든 다크호스다.
특히 "맛있는 것을 먹어야 맛있는 것을 만든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공대형' 특유의 정확하고 섬세한 요리 경험을 위한 미식여행과 요리 노하우로 '일타 미식가'로도 정평이 나 있다.
최근 자신의 '미식철학'을 담은 분식 HMR 브랜드 '금미옥'을 론칭, 2년간 평균 100만개 이상 판매실적과 함께 지난해 연매출 32억원을 달성하는 등 호평받고 있다.
-수학 일타강사에서 카페사장, HMR 대표로의 변신이 특별하다. 그러한 이유가 있나?
▲원래 음식을 먹고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학원 강사 시절 부지런히 국내외를 다니면서 맛집과 지역 대표메뉴들을 깊게 파고 커피와 같은 음료부터 위스키, 칵테일 등 주류까지 섭렵했다.
먹으러 다니면서 생긴 기준을 토대로 소셜에 올렸더니 어느새 '미식가'가 수식어로 달라붙었다. 그저 쑥스러운 마음으로 먹는 데 진심으로 다가가다 보니 여기까지 와 있다.
-많은 메뉴 중 떡볶이 등의 분식류를 택한 것은 무엇인가?
▲미식 경험들을 거듭하면서 굳어지게 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식을 제대로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 그와 겹쳐진 것이다.
미식이란 하이엔드만으로 즐거울 수는 있지만 그 자체를 공감할 수는 없다. 보편적인 분식이야말로 미식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정말 제대로 준비했다.
30년 쌀가게를 해왔던 본가 경험으로 체득한 성북동 단골 떡집부터 순창 고춧가루, 9가지 채소·건어물을 넣고 끓인 채수, 연육 함량이 높은 어묵, 직접 맛봤던 최고의 만두를 튀기는 법까지 배워서 모두 챙겼다.
-HMR 도전계기?
▲상승하는 인건비나 식비에, 많은 사람이 즐기려면 HMR이 답이라 생각했다. 물론 자신있게 뛰어들었지만 떡 재료부터 크기, 양념까지 디테일하게 꼽다 보니 과정은 녹록찮았다.
하지만 채수를 비롯한 일련의 과정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천신만고 끝에 제품이 완성되고 3040 미식층들이 찾는 마켓컬리에서 삽시간에 매진사태를 기록했다. '선물'로 가져가고 싶은 미식 브랜드가 됐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미국, 싱가포르 수출을 진행했다. 떡볶이로 본 K-푸드의 비전은?
▲2년 전만 해도 떡의 질감이나 매운 것을 싫어하는 평가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 인식도 바뀌었다. 저희 제품도 실제 싱가포르에서 일주일 만에 품절되곤 했다.
하지만 실질 수출 규모도 300억원대로 크지 않고 한국인의 입맛과 전혀 다른 떡볶이로 접근되곤 한다. '원래 K-푸드'를 맛보여주면서 공감할 수 있는 환경은 앞으로도 계속 펼쳐지리라 생각한다.
이를 꾸준히 공략한다면 HMR K-푸드, K-미식의 시대가 자연스레 열릴 것 같다.
-앞으로 김용준과 금미옥의 계획?
▲김용준으로서는 앞으로도 계속 좋은 사람들과 미식 여행을 거듭할 것이다. 금미옥으로서는 지금처럼 제 노하우 대로 '제대로 된' K-미식푸드를 위한 양보 없는 노력들을 계속할 것이다.
물론 해외측면에서 통관 반입이 안 되는 부분들을 다르게 대체하는 등 노력은 하겠지만 제대로 된 맛을 위한 고집은 계속 부릴 것이다. 디테일하고 맛에 진심인 김용준으로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박동선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