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모두를 위한 AI(AI for Everyone) 컴퍼니'로 진화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 이를 위해 이용자 접점을 확대한다. SK텔레콤의 주요 서비스는 물론 스마트팩토리, 헬스케어, 광고 등 다양한 산업에도 AI를 적용해 고객 편의를 혁신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6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미라마르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신사는 고객은 많지만 서비스 관점에서 갈수록 접점이 약해져 가치를 잃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AI 컴퍼니는 서비스를 통해 직접 고객과 접촉하며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빅테크·OTT 기업 등이 고객과 접점을 점점 확대하는 가운데, 혁신을 무기로 한 AI 서비스를 통해 고객 접점을 탈환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SK텔레콤은 AI 기술을 적용해 △고객·기술 △시공간 △산업(AIX) △핵심 사업모델(Core BM) △환경·사회·지배구조(ESG) 5대 영역을 중심으로 혁신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에이닷, 글로벌 진출 목표로 서비스 고도화
SK텔레콤은 올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에이닷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 글로벌 통신사가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해 각국 언어와 문화가 반영된 특화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에이닷을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는 '개인화 AI서비스'로 고도화한다. 지식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챗GPT와 차별화 해 지식대화·감성대화·목적대화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결합한다.
유 대표는“ 감성대화를 통해 고객이 진정한 자신의 데이터를 AI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목적대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이닷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미디어, 게임 등 현재 30여종에서 향후 10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 대화형 AI에서 중요한 캐릭터도 팽수, 뽀로로, 루피 등 외부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다.
에이닷은 현재 스마트폰 환경에서 직접 애플리케이션(앱) 실행 단계를 거쳐야 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기계로 확대 적용을 꾀한다. 이용자 확대를 위해 통신사의 강점인 선탑재도 지속 추진한다.
◇모빌리티 혁신으로 시공간 확장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커넥티드 서비스를 활용해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기술을 혁신한다. 유 대표는 “모바일 오퍼레이터에서 앞으로 모빌리티 오퍼레이터로 진화할 것”이라며 “앞선 CES에서 퀄컴의 모빌리티 칩 등을 보며 모바일 만으로는 더 이상 혁신이 쉽지 않고, 모빌리티에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은 올해 1단계 실증, 내년 2단계 실증을 거쳐 빠르면 2025년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SK텔레콤은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과 협업으로 기체 확보 측면에서 선두에 서 있다. SK텔레콤은 또 올해 제주, 대구 등 국내 주요 지자체와 함께 공항과 도심간 이동, 관광 상품 등을 개발한다.
자율주행의 경우 AI 솔루션 영역으로 확대한다. 내년 출시 예정인 '사피온'의 자율주행 전용 반도체와 최근 지분투자를 결정한 '팬텀AI'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AI솔루션을 제공한다. 플랫폼 측면에서는 SK텔레콤 '누구 오토'의 인포테인먼트·차량제어 등 상용화 사례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솔루션 패키지를 갖춘다.
◇신사업·기존 서비스 혁신 병행
SK텔레콤의 주요 서비스도 AI를 활용해 고객 편의를 높인다.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는 향후 에이닷과 결합해 'AI버스(AI+메타버스)' 서비스를 개선시킬 예정이다. 고객의 현실 공간을 가상 세계로 확장해 시공간 제약을 없애겠다는 의도다.
유 사장은 “당장 4월부터 이프랜드를 메타버스 시대 싸이월드로 만들 것”이라며 “나만의 공간에서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기능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프랜드는 현재 한 달 기준 400만 명이 접속하고 있다. 또 2500개가 넘는 제휴처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자체적으로 대체불가능토큰(NFT) 콘텐츠를 이프랜드에 도입해 경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번 MWC23을 통해 이프랜드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도 마련한다. SK텔레콤은 유럽의 '도이치텔레콤', 미국 'T모바일', 아시아 '악시아타' '셀컴디지' 등 글로벌 통신사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프랜드를 각국 시장에 선보인다.
기존 이통사업(MNO)에 대한 AI 기반 디지털 전환도 추진한다. 유 대표는 “특히 금융 등에 비해 이통서비스는 디지털 전환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향후에는 AI를 통해 가입 및 단말기 수령 등이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T우주 또한 통신사업 관련 데이터와 제휴사 데이터를 결합한 'AI 기반 오픈형 구독 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유 대표는 “진정한 AI 혁신은 SK텔레콤이 가진 AI역량 실체를 고객 일상에 구현해 'AI를 모든 곳에(AI to Everywhere)'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고객 관점에서 AI를 누릴 수 있는 모두를 위한 AI(AI for Everyone)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