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ISP)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대립하기보다는 공정한 통신망 투자 기여를 통해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국제 공감대가 확인됐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유럽통신사업자연합회(ETNO),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한국 국회의원과 전문가가 글로벌 시장의 망 공정 기여에 뜻을 모으기로 했다.
전자신문사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주최한 'MWC23 바르셀로나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세계 최대 이통 전시회 MWC에서 망 이용을 둘러싼 통신사와 CP 갈등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
'통신망 공정성 확보를 통한 글로벌 디지털산업 발전 방안'을 주제로 열린 포럼은 망 이용 대가 공정화 추진 현황을 정리하고 바람직한 대안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조 발제를 맡은 존 스트랜드 스트랜드컨설트 최고경영자(CEO)는 “정보통신기술(ICT) 선도국가인 한국이 망 이용 대가 문제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속 가능한 디지털 혁명을 위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책임을 모두가 함께 나누자”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상학 KTOA 부회장은 “통신사와 글로벌 CP의 지배력 불균형이 심화한 가운데 망 이용 시장 실패를 막을 최소한의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태경 GSMA 동북아지역대표는 “디지털 인프라의 지속 가능한 발전 관점에서 망에 대한 공정 기여(Fair Contribution) 개념을 정립해 나가자”고 말했다.
리사 퍼 ETNO 사무총장은 “망에 대한 공정 기여를 CP와 통신사 간 대립 구도가 아닌 인프라 투자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한국과의 지속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조대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은 “인터넷은 출발부터가 유상이었다”면서 “정책입안자들이 여론전에 휩쓸리지 말고 데이터에 기반을 둔 망 이용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참석자들은 한국의 통신정책이 가장 균형 있게 잘 잡혀 있으며,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진화에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망 공정 기여 정책 마련에서도 한국 정부의 행보에 주목한다는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GSMA·ETNO·KTOA 등 세계 통신사업자와 한국 핵심 정책 당국자, 망 이용 대가 전문가가 한자리에서 토론의 장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세계 처음이다. 글로벌 시장의 인터넷 정책 결정에서 전자신문이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MWC특별취재팀:바르셀로나(스페인)=김원석부국장(팀장), 박지성·정예린기자, 사진=이동근기자 jisu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