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하이브, 카카오-SM 간 설전과 지분대결 속에서 국내외 팬들과 엔터계는 팬더스트리(Fan+Industry·팬덤을 기반으로 한 산업) 형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과거 뷰티·의류·식음료 등 일차적인 부분에 묶여있던 엔터계 면모들을 새로운 단계로 선보이고 있는 하이브와 카카오지만, 기본 아이디어나 해법은 다른 모습이다. 이 둘과 협력했을 때 SM은 각각 어떤 모습일까?
우선 하이브는 레이블, 솔루션, 플랫폼 3대 축을 발판으로 아티스트 IP의 현실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접근한 모습이다. 물론 두나무-네이버제트-자이언트랩-수퍼톤 등 IT 기술과의 협력관계와 함께, 플랫폼 '위버스'를 기준으로 한 통합형 팬 플랫폼에 접근하지만 구체적인 사업성은 공연과 앨범 등 현실 IP 비즈니스에서 비롯된다.
특히 지난해 4월 방탄소년단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Permission To Dance, 같은 해 11~12월 세븐틴의 일본 BE THE SUN 등을 메인으로 한 공연사업모델 'THE CITY'는 메인 공연과 팝업스토어, 전시 이벤트는 물론 도시 내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식음료(F&B)와 숙박을 결합한 새로운 엔터 플랫폼 사업으로서 그 가치를 나타낸다.
카카오는 산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비롯된 음악·콘텐츠·웹툰 등 밸류체인과 함께, 국내 굴지의 IT 기업으로서 AI 기술과 버추얼 구현을 통해 아티스트 IP의 버추얼화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버추얼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 '소녀 리버스'나 넷마블과 협력한 '메이브' 등 메타버스 플랫폼 상에서 접근 가능한 다양한 콘텐츠들은 기존의 엔터IP 밸류체인의 확장성을 보여준다. 또 전방위적인 국내외 엔터 유통망을 발판으로 다양한 스핀오프 면모도 돋보인다.
이러한 양자의 특성들이 SM과 만났을 때 어떠한 모습을 띨까? 우선 하이브-SM 간 결합에서는 기존 K-팝 엔터 IP의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물론 위버스와 디어유 버블, 위버스라이브와 비욘드 라이브, 위버스숍-&스토어 등 기존 플랫폼 간의 교집합 노력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기존 아티스트 레이블들의 IP와 별도로 비즈니스 활용도를 높이는 하이브의 플랫폼 면모를 토대로 과감하고 큰 규모의 SM IP 비즈니스가 펼쳐질 수 있다.
카카오-SM 간 결집은 오리지널리티 강화와 함께 다양한 콘텐츠 확장을 꾀할 수 있다. 카카오 자체 AI 기술과 카카오엔터를 발판으로 음악과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웹툰-웹소설부터 영화와 드라마 등 기존 콘텐츠는 물론 SM이 지향하는 메타버스화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듯 하이브와 카카오 간 SM 줄다리기는 단순 기업 규모와 지분취득 등 경제적인 관점뿐만 아니라 팬들에게 와닿는 K-팝 산업의 핵심 컬러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판도가 될 전망이다. 또 기업적인 시너지 측면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SM 차원에서의 노력 또한 눈여겨볼 대목이다.
박동선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