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관이 지난해 9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Nord Stream) 폭발의 배후로 친(親)우크라이나 세력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노르트 스트림은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를 직수출하는 데 사용하는 가스관으로, 실제 책임 소재가 우크라이나에 있을 시 큰 파장이 예상된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배후에 친 우크라이나 세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9월 덴마크 및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해저에서 발생한 강력한 폭발로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파손됐다.
이 폭발은 누군가 고의적으로 일으켰음이 드러났지만, 배후에 대해서는 파악되지 않은 채 여러 의견이 난무했다.
당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를 배후로 지목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과거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건설 자체를 강력하게 반대했고, 유럽으로 수출되는 천연가스는 결국 러시아 정부의 전쟁 비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정황 때문에 의심받았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 관계자들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폭발 배후가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세력’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것이다. NYT는 미국 정보당국이 정보의 성격, 입수 경위, 세부 사항을 모두 비밀에 부쳤으며 ‘친 우크라이나 세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적’, ‘폭발을 유도한 이들이 우크라이나 혹은 러시아 국적자’라는 사실만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번 폭발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나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인사들이 관련됐다는 증거나 우크라이나 정부의 지시로 행해졌다는 증거가 없다고 전했다. 다만 정규 조직이 아니더라도 우크라이나 정부와 관련된 세력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열려 있다.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고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관련됐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우크라이나와 독일의 관계에도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폭발 사건 이후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된 독일에선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여론이 악화한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건 연루설을 거듭 부인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로이터에 보낸 논평에서 “의심의 여지없이 우크라이나는 가스관 관련 월권행위에 절대 연루되지 않았다”며 “그런 주장은 전혀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저 가스관 건설 첫날부터 서방 파트너들에게 프로젝트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사건에 누가 연루돼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역내 불안정을 초래하려는 러시아의 시도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추측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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