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특화망을 활용해 전국 변전소의 디지털전환을 앞당긴다. 변전소 출입통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신사업 모델도 개발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이달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5G 특화망 할당 및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신청할 계획이다. 5G 무선 인프라를 기반으로 디지털전환을 가속화해서 에너지 효율화를 꾀한다. 기간통신사업자 지휘를 획득한 후에는 통신과 에너지를 결합한 선도 모델을 여타 분야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우선 신중부변전소와 오송변전소에 4.7㎓ 대역 100㎒ 폭을 신청한다. 향후 타 변전소 및 사업장으로 5G 특화망 적용을 확대한다. 한전은 2월말 현재 전국에 895개 변전소를 두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빠른 시일 안에 심사를 완료하고, 주파수 할당 및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이 기간통신사업자로 지정될 경우 5G 특화망을 활용해 구축한 사업 효율화 모델을 널리 전파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한전은 과기정통부의 주파수 지정을 통해 내부 업무 및 연구개발 추진에 한해서만 5G를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간통신사업자는 전파법에 따라 할당받은 주파수를 사용해 기간통신역무를 이행할 수 있다. 즉 5G 특화망 기반의 혁신 서비스를 타 기업이나 개인에게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한전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사뿐만 아니라 타 에너지기업에도 새 방식의 모델을 접목할 수 있다. 실제 한국서부발전 등도 5G 특화망 활용 서비스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변전소 내 사족보행로봇을 이용한 무인점검, 디지털 트윈 기반 관제를 통한 실시간 변전소 상태 진단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는 5G 기반 자동화로 화재 및 침입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 및 보안 시스템 개발도 고려한다. 전력 기자재 등을 운송하는 물류센터와 공사 현장 사물인터넷(IoT) 인프라에도 5G를 접목할 수 있다.
에너지관리에도 유선망 대신 5G를 적용한다. 유선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풍력발전기 등 설비에 5G 초고화질 기반의 실시간 감시 시스템도 도입할 수 있다. 지능형 영상분석 솔루션을 적용, 각종 전력 설비 관리도 효율화한다. 5G 기반으로 각종 작업과 설비점검 결과 등을 실시간 전송하는 것도 가능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한전은 전국에 변전소와 사옥 등이 있는 만큼 확산 속도에 따라 5G 특화망 생태계 자체가 넓어질 것”이라면서 “에너지 분야를 선도할 5G 특화망 모델이 구축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