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기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이 본격화된다. 오는 30일 임기가 종료되는 안형환 방통위 부위원장 후임을 시작으로 내달 5일 만료되는 김창룡 방통위 상임위원 후임 인선작업이 시작됐다.
7월 31일 임기 종료인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비롯해 8월 23일 퇴임하는 김효재·김현 상임위원 등 5명 후임 하마평으로 정치권·학계·방통위 출신 등 다양한 인사가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6기 방통위원장 후보로 일찌감치 거론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은 동아일보 출신 언론 전문가다.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실 대변인과 홍보수석비서관, 청와대 언론특별보좌관을 지냈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특별고문을 맡았다.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출신 김후곤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도 차기 위원장으로 거론된다. 김 변호사는 일명 '윤석열 사단' 검찰 출신 중 가장 신임받는 인사로 알려졌다. 방통위 파견 법률자문관 경험도 있다. 김 변호사가 신임 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대통령과 미디어산업 혁신, 규제완화 등에 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게 외부 인식이다.
김 변호사 아니더라도 검찰 출신이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도 무성하다. 통일부·국토교통부·법무부 장관과 법무부 차관을 비롯해 대통령실 주요 비서관직, 금융감독원장 등 윤석열 정부 주요 인사 다수가 검찰 출신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한상혁 위원장의 중도사퇴 거부로 1년 이상 개점휴업 상태인 방통위 쇄신을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 최측근 인사가 임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회 야당 몫으로 선임된 안형환 부위원장 후임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출신·관련 인사가 유력하다. MBC 출신 김성수·신경민 전 의원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출신 최민희 전 의원,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안정상 국회 과방위 수석전문위원이 후보군이다. 8월 야당 몫 상임위원 한자리가 추가로 공석이 될 예정으로 이들 중 2인이 상임위원에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서 안 부위원장은 자당 추천인 만큼 국민의힘이 추천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이 경우 양당 간 격론이 벌어질 수 있다. 방통위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위원 5인 중 위원장 등 2인은 대통령, 3인은 국회가 지명한다. 국회 추천 3인 중 1인은 여당, 2인은 그 외 교섭단체 몫이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3인, 민주당이 2인을 추천할 수 있는 구조다.
5기 방통위 안 부위원장과 김효재 위원은 당시 국회 야당, 한 위원장과 김창룡 위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 김현 위원은 당시 국회 여당이 각각 선임한 바 있다.
김창룡 위원 후임은 윤 대통령 추천 인사가 임명될 예정이다. 과거 대통령 지명 한 자리가 공무원 몫이었던 만큼 방통위 방송정책국장 출신 김준상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나 배중섭 기획조정관, 김영관 방송기반국장 등 방통위 현직 국장급 공무원이 후보로 거론된다.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전문위원을 지낸 성동규 중앙대 교수도 향후 여당 몫 추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디어업계 관계자는 “6기 방통위 상임위원회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걸맞은 철학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구성해야 한다”며 “거대 양당이 지상파방송·종편 장악을 위한 '내 편' 앉히기가 아닌 미디어산업 진흥과 글로벌 사업자와 겨룰 수 있는 K-미디어를 발굴·육성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