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등의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 이른바 '반도체특별법'이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여야 이견차로 합의에 시간이 걸렸지만 2월 정부가 제출한 안이 그대로 수용됐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의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기존 8%(대기업 기준)에서 15%까지 상향해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낼 유인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수소·미래차에 대한 세제 혜택도 포함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16일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조특법 개정안은 22일 기재위 전체 회의를 거쳐 30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특법 개정안은 반도체 특별법 또는 K칩스법으로 불린다.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백신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대폭 올린 것일 골자다. 대·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각각 상향했다. 미국·일본·유럽 등이 자국 반도체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해 대규모 지원에 나선데 따른 대응이다. 세액공제율을 높여 반도체 기업이 적극적으로 국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려는 취지다.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상향된 세액공제율은 올해부터 시작한 설비투자부터 적용한다.
앞서 야당은 특정 산업에 특혜를 준다고 반대했지만 지난 2월 정부가 제출한 안을 사실상 그대로 수용키로 했다. 반도체 산업 육성이 단순 경제뿐 아니라 외교·안보 등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투자 지원 정책이 잇따르는데 반도체 특별법 통과를 발목 잡는 것에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뿐 아니라 반도체 업계에서도 반도체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해왔다.
반도체특별법의 조세소위 통과 소식에 업계는 환영했다.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은 시장 변화가 빨라 적기 투자가 중요하다. 가뜩이나 반도체 불황으로 기업이 투자에 머뭇거리는데 이를 타개할 유인책이 생겼다고 밝혔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투자 전쟁을 전개하는데 우리나라도 투자 촉매제 역할을 할 조특법 개정안이 통과됐다”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에 있어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측도 “디스플레이 산업은 앞선 기술에 누가 먼저 사업화 투자 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되기 때문에 이번 조특법은 대규모 시설 투자 확대와 더불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위 탈환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기존 정부안을 기반으로 민주당이 발의한 '한국판 IRA법안' 일부 내용도 포함됐다. 세액 공제 산업 범위를 수소와 미래차까지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시행령에만 담겼던 기타 첨단 기술도 법률로 지원받게 된다는 의미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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