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자가 주주총회를 1주일 앞두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주주와 의결권 평가기관의 지지에도 사의를 표명하면서 KT는 시계제로 상황에 놓이게 됐다. KT는 4번째 신규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서 올 상반기 내내 지배구조를 둘러싼 혼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3일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이사회에 차기 대표이사 후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KT의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을 비롯해 새로운 지배구조를 형성하기 위한 작업이 상반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3월 31일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총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새로운 대표이사 후보 선임이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구현모 현 대표이사가 회사를 이끌 공산이 높다. 상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르면 상장회사가 주주총회 전까지 새로운 대표이사를 정하지 못할 경우 전 대표이사가 직을 계속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표이사 사퇴 등으로 유고 상태가 될 경우 이사회가 정하는 직제 순서대로 대표이사 업무를 수행한다.
사내외 이사 변화도 주목된다. KT는 정관이 정한 최대 이사 수인 기존 사외이사 8명 및 사내이사 3명 체제에서 운영되다가 최근 벤자민홍·이강철 사외이사와 박종욱 사내이사 사퇴 이후 사외이사 6명, 사내이사 2명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KT는 상법상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상장회사로, 이사회를 사외이사 3명 이상에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되도록 구성해야 한다.
그런데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는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이사에 대해 반대의견을 표시했다. 만일 주주들이 사내이사 신규 선임에 반대표를 던지거나 사외이사가 추가로 사퇴할 경우 상법상 요건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이사진의 전면 개편도 불가피해진다. 현 이사진이 세 차례나 CEO 선임에 실패하면서 새 이사와 CEO를 선임한다 해도 정치권과 주주로부터 동의를 얻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혼선을 수습하고 새 CEO의 윤곽이 드러나려면 빨라야 5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의 KT 압박에 따라 경영 혼선과 타격은 당분간 불가피하게 됐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주주·의결권 기관 지지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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