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이 반도체 첨단 패키징 산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정부가 준비 중인 5000억원 규모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R&D) 투자에 맞춰 기업도 연간 700억원 수준 매칭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서울 엘타워에서 주요 반도체 관련 기업과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 협력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하나마이크론, 프로텍, 사피온코리아, 심텍 등이 참여해 첨단 패키징 수요 기업뿐 만 아니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반도체 후공정 전문업체(OSAT), 반도체 설계 기업(팹리스)을 아우르는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차세대지능형반도사업단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유관기업도 협업한다.
첨단 패키징은 최근 반도체 업계 최대 화두다. 반도체 공정 미세화가 어려워지면서 반도체 칩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에 서로 다른 반도체를 상호 연결(이종집적)하는 등 첨단 패키징으로 저전력·고성능 반도체 칩을 구현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미국·대만·일본 등 각국 정부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첨단 패키징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기술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3조원이 넘는 패키징 관련 예상을 편성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메모리 중심 반도체 산업 구조 탓에 첨단 패키징 역량이 선진국보다 뒤처진다는 평가다.
이날 업무 협약 체결은 기반이 취약한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한 포석이다. 산업부는 최대 5000억원 규모 예산을 투입,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을 키우기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9월 예타 신청할 예정이다.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이 패키징 관련 대기업 6곳, 중견기업 16곳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 한 결과, 정부 R&D 투자에 맞춰 기업들도 연간 701억원 매칭 투자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반도체 기업에 필요한 기술을 정부 사업에 선제 반영하고 정부와 기업, 기업과 기업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게 이번 협력의 핵심이다. 궁극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첨단 패키징 산업 기술 주도권 확보, 시스템 반도체 역량을 전체를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세계 상위 10권에 국내 OSAT 기업 이름을 올리는 것도 달성 과제로 제시됐다.
민관은 △기업 수요를 반영한 고집적·고기능·저전력 첨단 패키징 초격차 기술개발 △국내 소부장 및 OSAT 기업 핵심 기술 확보 △차세대 기술 선점를 위한 미·유럽연합(EU) 반도체 전문 연구기관 및 글로벌 OSAT 기업과의 협업 체계구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영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글로벌 반도체 첨단 패키징 선도기술 확보를 위해 기업들의 적극적인 기술개발 협력 및 과감한 투자를 요청한다”며 “정부도 업계의 노력에 발맞춰 반도체 패키징 기술 경쟁력 강화와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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