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삼성전자, 반도체 가격 방어 효과...4Q 수익성 개선 속도 전망

상반기에 비해 나아진 삼성전자의 3분기 성적은 감산 효과와 수요 개선에 따른 반도체 분야에서의 적자 감소가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 적자를 전 분기 대비 조단위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DS부문은 업황 악화 여파로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4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증권가는 DS 부문이 3분기 2조원 후반대~3조원 초중반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한다. 수직 하락했던 1·2분기와 비교해보면 적어도 약 1조원 수준의 이익 개선이 있었던 셈이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2분기 시작한 범용(레거시)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와 수요 개선 등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재고는 상반기 최대 28주까지 치솟았지만, 감산이 한창이던 8월 중에는 18주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고 최소화로 가격을 방어하는 수익성 우선 정책이 성공한 것이다.

하반기 들어 갤럭시Z 플립5·폴드5와 아이폰15 시리즈 등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등 메모리 반도체 신규 수요처가 나타난 것도 적자 폭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반도체 적자 폭을 1조원가량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D램·낸드플래시 가격 반등에 따른 가격 안정화, 지속적인 감산을 통한 재고 수준 건전화, 시장 업황 개선 등 효과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4분기 반도체 시장 회복 속도가 좀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D램 분야는 흑자전환을 내다보기도 한다. 내년에는 DS부문 전체의 흑자전환 등 본격적인 반도체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도 3분기에 실적 버팀목 역할을 했다. MX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적자로 어려움을 겪던 상반기에도 갤럭시 S23 시리즈의 활약으로 실적을 뒷받침했던 곳이다.

3분기에는 갤럭시Z 플립5·폴드5 출시 효과가 컸다. 특히 플립·폴드 신제품은 언팩 행사를 최초로 한국에서 진행하면서 상당한 미디어 홍보 효과를 거두었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지난 7월 출시한 갤럭시Z 플립5·폴드5는 사전 예약판매에서 폴더블폰 시리즈 최초로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전작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MX 3분기 실적은 3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은 30조원 내외로 작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 출하량은 각각 5900만대, 590만대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은 기대를 소폭 웃도는 실적이다.

가전사업(CE)도 선방했다. CE는 3분기에도 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하반기와 연말은 가전의 성수기인 만큼 4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삼성전자 2023년 3분기 잠정실적 - (단위:%)
삼성전자 2023년 3분기 잠정실적 - (단위:%)

삼성전자 관계자는 “4분기는 TV 분야 성수기이고 폴더블폰 출시 효과도 어느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에서 D램은 상당 부분 회복했고, 낸드에서의 선방이 관건”이라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수준에 다시 올라서거나 넘어선다면 1년 만에 부진을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