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1년을 앞두고 반도체 사업장이 있는 기흥·화성캠퍼스를 찾았다. 기흥캠퍼스는 삼성 반도체 사업이 태동한 상징적인 장소다. 이 회장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 경영진에게 “다시 한 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19일 기흥·화성캠퍼스를 방문,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건설현장 등을 둘러보고 반도체 전략을 점검했다.
기흥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는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수행할 곳으로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현장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반도체 부문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공격적인 선행 투자를 이어왔다.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이외에도 용인에 향후 20년간 300조원을 투입해 첨단 시스템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올해 3월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화성캠퍼스 반도체연구소에서는 경영진 간담회를 열어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 현황을 보고 받았다. 메모리·파운드리·팹리스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전 분야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도 논의했다.
경계현 DS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송재혁 DS부문 CTO 등 DS부문 경영진이 함께 했다. 해외 출장 중인 경영진은 화상 회의로 참석했다. △첨단 공정 개발 현황 △기술력 확보 방안 △공급망 대책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 리더십과 선행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보는 삼성전자 신경영 30주년과 이 회장 취임 1주년(27일)을 맞아 '반도체 초격차'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흥캠퍼스는 삼성 반도체 사업의 살아있는 역사 현장으로, 이 회장이 지난해 8월 복권 이후 첫 공식 행보 때도 찾은 곳이다. 당시 반도체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 회장이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또 다시 기흥을 방문한 것은 반도체 사업 의지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기공식 현장에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독려했다. 반도체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증가로 전례 없는 위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기술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경영철학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1983년 삼성 반도체가 처음 걸음마를 뗀 기흥캠퍼스는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 △1992년 D램 시장 1위 달성 △1993년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 달성 등을 이뤄낸 반도체 성공 신화의 산실이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