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군사·안보에 이어 핵심신흥기술까지 동맹을 확장키로 합의한 것은 첨단기술의 우위 확보가 경제, 나아가 안보차원에서 핵심 현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양국 모두 반도체와 바이오·제약, 배터리·청정에너지·퀀텀(양자기술)·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 따른다.
양국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열린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제1차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개최했다. 주요 정부 및 연구기관 등이 대거 참석했다.
양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산업부와 미 상무부가 설립을 추진하는 반도체기술센터 간 첨단기술 공동연구 협력을 확대했다. 과기부와 미 과기재단은 공동으로 연구자와 기업이 협력하는 반도체 공동연구를 내년부터 지원한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과기부와 미 과학재단 간 연구협력을 위해 최소 1000만달러 규모를 지원한다. 의료·제약 부문에서 기업 간 원활한 협력과 의약품 공급망 강화를 위해 정부와 제약사가 함께하는 1.5트랙(반관반민) 회의도 내년 미국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 복지부와 미 보건원은 의사·과학자 교류, 연구 중심 병원 협력에도 뜻을 같이했다.
배터리·청정에너지 분야에서는 차세대배터리 개발을 위해 국책연구기관 간 연구개발을 확대하는 한편, 산기평과 미 EVSTS 간 MOU를 통해 공동연구 협력을 추진한다.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공동연구도 확대한다.
퀀텀 분야에선 표준원과 미 NIST 간에 차세대 양자컴퓨터 연구 증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산업계·대학 간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AI분야에선 국제 논의를 선도하기 위해 실무 차원의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제표준 관련 공동 연구, 정책 간 상호 호환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국은 우리가 내년 개최하는 △AI 안전성 정상회의 △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 등 주요 국제회의도 지원한다.
양국은 일본과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으로 지목되는 해킹 등 사이버위협에 대한 공조 대응력도 높이기로 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