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스테크놀로지가 실리콘관통전극(TSV) 계측 장비 국산화에 성공했다. TSV는 고대역폭메모리(HBM)처럼 반도체를 수직 적층하기 위한 미세 구멍을 측정하는 장비다. 미국과 프랑스 등 외산 장비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코비스테크놀로지는 최근 TSV 계측 장비 '딥비아(DEEP via)'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TSV는 HBM과 3차원(3D) 로직 반도체 등 반도체를 쌓을 때 위·아래를 전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미세 구멍(비아 홀)이다. 보통 HBM에는 수천개 미세 구멍이 있는데, 반도체 공정 미세화에 따라 구멍 크기가 점점 작아지는 추세다.
코비스테크놀로지는 이같은 수요에 대응, 3마이크로미터(㎛) 이하 구멍을 계측 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기존 미세 구멍 계측은 간섭계 방식으로 초미세 구멍을 측정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코비스테크놀로지는 빛의 반사와 굴절률을 통한 분광간섭광학계 기술을 통해 이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최신 HBM인 'HBM3E' 미세 구멍이 5~8㎛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차세대 HBM 계측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코비스 장비는 구멍 크기 뿐만 아니라 깊이까지 측정한다. 깊이나 높이를 밑변 지름으로 나눈 비율인 고종횡비가 1 대 20 수준으로, 작은 크기에 깊은 구멍까지 계측할 수 있다. 미세 구멍을 뚫은 후 전기 연결을 위해 구리를 채우는데 구리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표면이 어느정도 튀어 나왔는지 다양한 계측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미세 구멍 뿐 아니라 반도체에 적용되는 박막(씬 필름) 계측도 가능해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회사는 부연했다.
현재 TSV 계측 장비 시장은 미국 브루커와 프랑스 유니티SC 등이 장악하고 있다. 코비스테크놀로지는 계측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외산 장비 대체 효과를 노려, 국내외 반도체 제조사에 장비를 납품한다는 포부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에 샘플을 제공하는 등 본격적인 장비 공급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임은재 코비스테크놀로지 대표는 “HBM와 3D 집적회로(IC), 첨단 패키징 시장이 커지면서 고단적층과 입출력(I/O) 연결을 위한 TSV 공정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국산 기술력을 토대로 반도체 제조 현장 계측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2022년 국내 최초 웨이퍼 질량 계측 장비를 개발, SK하이닉스에 공급한 바 있다. 작년 SK하이닉스 협력사 가운데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성과를 입증한 '기술혁신 기업'으로 선정됐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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