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에 대한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일상에 직접적 도움을 제공하는 AI 제품은 갤럭시S24가 처음입니다. 앞으로도 갤럭시 에코 생태계 전반에 걸쳐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AI 기능을 기획·개발하겠습니다.”
김영집 삼성전자 MX사업부 언어AI팀 부사장은 27일(현지시간) 전자신문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한 'MWC24 바르셀로나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갤럭시 AI 비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 부사장은 “갤럭시S24는 단순히 AI 스마트폰을 넘어 비로소 AI를 통한 소비자 제품이 시작되는 단계”라며 “갤럭시S4를 통해 모든 사용자 손 안에 개인 번역기를 제공하려고 했다면 앞으로는 모든 사용자가 AI 머신을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갤럭시S24 기획 과정에서 생산성(Productivity), 소통(Communication), 창작(Creativity) 등 3가지 기능에 주안점을 두고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AI를 써서 제품을 만들 때는 모델 하나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AI 모델이 돌아가기 위한 칩셋 개발부터 하드웨어 디자인, 메모리 그리고 그것을 구동하기 위한 운용체계(OS) 그 위에 올라가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최적화와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자체 기술뿐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사용자 실생활에서 정말 의미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했다”면서 “사용자들이 AI 기술이 탑재된 제품을 쓸 때는 AI 기술에 집중하기보다는 나한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느냐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렇게 탄생한 갤럭시 AI는 온디바이스(기기내장)와 클라우드(외부서버) 방식을 모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AI로 설계됐다. 김 부사장은 “내 손을 떠난 정보는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마련”이라며 “온디바이스 AI 개발을 통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손 안에서 돌아가는 AI 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게 중요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양자화·가지치기 등 AI 모델 경량화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면서 추론성능도 끌어올렸다.
김 부사장은 “자체 LLM 가우스의 경우 다국어 데이터를 사전 학습한 거대한 파운데이션 모델에서 프루닝(간결화)과 파인튜닝(최적화), 퀀타이제이션(양자화) 거쳐 모바일에 적합한 AI를 구현했다”며 “덕분에 디바이스에 탑재된 신경망처리장치(NPU)와 메모리상에서 최적의 성능으로 동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선보인 대표적 AI 서비스가 실시간 전화 통역이다.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다른 언어를 쓰는 사용자 간에도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지원한다. 인간이 가진 가장 오래된 장벽 중 하나인 언어 장벽을 AI 기술을 통해서 허물었다.
김 부사장은 폴란드에서 국제결혼 한 직원을 예로 들면서 “결혼생활 15년 동안 양가 부모 사이에 한 번도 직접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항상 부부가 중간에서 교차 통역을 해야 했는데 갤럭시S24를 선물한 뒤 처음으로 양가 부모님들이 직접 소통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번 MWC 기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광장에 마련된 갤럭시 체험관에는 하루에만 5000명 이상이 다녀가며 실생활에서 체감 가능한 갤럭시 AI 기술을 직접 경험했다.
김 부사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갤럭시 AI는 이제 막 문을 열었다”면서 “단지 디바이스 하나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 태블릿PC, 웨어러블 디바이스 또 여기 전시장에서 보신 링에 이르기까지 모든 갤럭시 에코 생태계에서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AI 기능과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