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요 계열사가 반도체·배터리·부품 사업에서 미래 시장을 선도할 핵심 제품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급성장하는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삼성전자는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AI는 물론 반도체, 파운드리, 시스템LSI에 걸쳐 이종집적 기술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공유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삼성은 세계 최고 '온디바이스 AI' 역량 갖추고 있다”며 “ 각 제품에 삼성만의 차별화된 AI를 반영해 온디바이스 AI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웨어러블, 엑세서리, 확장현실(XR) 등 제품 전반에 AI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은 AI 인퍼런스 칩(AI 가속기) '마하-원(Mach-1)' 개발 계획을 밝혔다. 마하-원은 메모리와 GPU간 처리량을 8분의 1로 줄여 병목현상을 해소하고 전력 효율은 8배 높인다. 경 사장은 “마하-원을 FPGA로 기술 검증했고 시스템온칩(SoC) 디자인을 하고 있다”며 “내년 초에는 칩으로 구성된 시스템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마하-원 AI 칩을 개발하기 위해 네이버와 협력해왔다.
경쟁사에 뒤처진 HBM 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의지도 피력했다. 경 사장은 “고성능 컴퓨팅 기기에서 고용량 메모리를 처리하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D램과 메모리에 시스템반도체 연산 기능을 더한 프로세스인메모리(PIM)에 대해 고객과 협의하거나 적용 중”이라며 “조만간 관련 결과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SDI는 주주총회에서 올해 투자 확대와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 계획을 밝혔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올해 전고체 전지 핵심 소재 공급망(SCM)을 구축하고 양산 성능을 확보하는 등 양산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며 2027년 상용화 계획을 재확인했다.
삼성SDI는 북미 배터리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해 완성차업체와 합작공장(JV)을 확대하고 단독 공장도 준비할 예정이다. GM과 구축하고 있는 미국 인디애나주 JV에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파이(지름 46㎜)'를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자동차 부품 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전장부품 사업 비중을 20% 가까운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내년엔 전체 매출에서 자동차 관련 매출이 20% 이상, 금액으로는 2조원 이상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매출을 크게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장 사장은 올해 전장용 MLCC만 1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유리기판은 내년 말까지 기술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올 연말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짓고 2026년 이후 고객과 협의해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