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반기 CXL 시장 개화…메모리 1위 이어가겠다”

처리용량 확대…10년간 노력
연내 256Gb CXL D램 양산
AI 메모리 주도권 탈환 포석

삼성전자 'CXL 메모리 모듈-D램(CMM-D)' (출처: 삼성 반도체 뉴스룸)
삼성전자 'CXL 메모리 모듈-D램(CMM-D)' (출처: 삼성 반도체 뉴스룸)

삼성전자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로 주목 받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시장 선점을 선언했다. 올 하반기 시장 개화가 예상된다면서 CXL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신사업기획팀장)는 18일 설명회를 갖고 “256기가바이트(Gb) 'CXL 메모리 모듈-D램(CMM-D)'을 연내 양산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상무는 “미주·유럽·아시아 45개 이상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며 “CXL 시장은 올 하반기를 시작으로 2027~2028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돼 서버용 SSD와 D램에서 쌓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CXL은 시스템 내 메모리, 스토리지, 로직 반도체 등 장치별로 서로 다른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하는 기술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AI 시대 도래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커지면서 대역폭을 넓혀 처리용량을 쉽게 확대할 수 있는 CXL을 기존 D램의 한계를 극복할 카드로 꼽고 있다.

CXL은 두뇌 격인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반도체를 잇는 도로를 기존 2∼3차선에서 8차선 이상으로 대폭 늘리는 기술로 비유된다. 기존에는 CPU가 지원하는 메모리 인터페이스에 따라 DDR4, DDR5 등 특정한 규격에 맞는 반도체만 사용할 수 있는데, CXL을 사용하면 종류나 용량, 성능과 관계없이 어떤 메모리든 탑재할 수 있다. 고용량 CXL D램을 적용하면 메인 D램과 더불어 서버 한 대당 메모리 용량을 8∼10배 이상 늘릴 수 있다.

CXL 1.1과 CXL 2.0 차이. CXL 2.0부터는 CXL 스위치를 사용해 CXL 기반 CMM-D 등을 하나로 묶어 서버 내 프로세서에 효율적으로 메모리를 분배할 수 있다.
CXL 1.1과 CXL 2.0 차이. CXL 2.0부터는 CXL 스위치를 사용해 CXL 기반 CMM-D 등을 하나로 묶어 서버 내 프로세서에 효율적으로 메모리를 분배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하반기를 개화 시점으로 주목한 것은 CXL을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기 때문이다. 서버 시장 1위 중앙처리장치(CPU) 업체인 인텔이 하반기 CXL 2.0을 지원하는 CPU 5·6세대 서버용 제온 프로세서를 출시할 예정이다.

최 상무는 “삼성전자는 CXL 개발 및 양산을 위해 10년 이상 노력해왔다”며 “현재는 수많은 업체와 제품을 평가하거나 고객 사이트(지역)에 엔지니어를 파견해 구동해보는 활동을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CXL로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놓친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삼성은 CXL에 오랜 공을 들였다. 2021년 5월 세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기술을 개발하고, 2022년에는 업계 최초로 고용량 512GB(기가바이트) CXL D램을 선보였다. 지난해 5월에는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D램을 개발했다.

최 상무는 “기존에는 서버용 D램 용량을 늘리려면 서버를 추가 구매해야 했다”며 “AI로 인해 데이터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CMM-D는 고용량 D램으로 충족하지 못하는 고객 요구를 해결해주는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CXL 시장은 오는 2028년 15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 상무(사진:박진형 기자)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 상무(사진:박진형 기자)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