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 급락에 따른 여파로 국내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 속에 코스피는 2700초반대까지 밀렸고 코스닥은 2% 넘게 빠지며 약 6개월만에 800선을 내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8.06포인트(1.74%) 하락한 2710.6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16.96p(2.08%) 하락한 797.29로 장을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급락세가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뉴욕증시에서 스탠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1% 하락했고, 나스닥은 3.64%, 다우지수는 1.25%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S&P500은 2022년 10월 15일 이후, 나스닥은 2022년 10월 7일 이후 가장 낙폭이 컸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알파벳,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 기대감에 못 미치는 실적 우려에 전반적인 시장 차익실현이 확대된 영향”이라면서 “정치적 이슈로 취약해진 시장 변동성에 투자자들이 실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가 조정에 들어가자 국내 증시도 휘청대고 있다. 개장 직후부터 '팔자'에 나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총 67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1565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만 홀로 82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호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8.87% 하락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19만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 역시 1.94% 하락하며 8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약 6개월만에 800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이 800선 밑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 2월 1일 798.73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역시 외국인의 매도세가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139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 역시 최근 이어졌던 반도체 중심의 대형 기술주 상승이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초대형주는 반도체, 2차전지와 같은 트럼프 피해 기술주는 피하고 방산, 조선, 건설,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트럼프 수혜, 금리인하 수혜 업종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미국 기술주는 조금 더 주의해야 하고 코스피는 이제부터는 조심스럽게 저점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