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CEO] 김종현 유니테스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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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었던 그 순간에도 고객과 직원에 대한 신뢰는 저버리지 않았다.” 김종현 유니테스트 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광풍이 불었던 지난 2008년을 잊지 못한다. 2000년 창업 이후 메모리 검사 장비를 처음으로 국산화하고 코스닥 상장 등으로 착실히 성장하던 유니테스트에 큰 시련이 닥쳐왔기 때문이다. 위기 경영 일환으로 국내 고객사 장비 구매가 모두 보류되면서 회사 유동성이 바닥을 드러냈다. 김종현 사장은 이 와중에도 모든 직원을 끌어안았다. 또 2005년 설립한 대만 지사에서 현지 고객사와의 관계 유지에도 힘을 쏟았다. 이처럼 바닥에서 닦은 신뢰는 결국 수출 비중이 70%가 넘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변신하는 토대가 됐다.

[글로벌 IT CEO] 김종현 유니테스트 사장

[글로벌 IT CEO] 김종현 유니테스트 사장

유니테스트는 지난해 511억원 매출을 올려 2000년 창업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수출액이 379억원으로 74%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2009년 53억원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한 해외 수출액은 2010년 195억원에 이어 2년 만에 일곱 배나 늘었다. 이 같은 수출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무역협회로부터 3000만달러 수출탑도 수상했다.

김종현 사장은 “국내외 원천 특허가 80건이 넘고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하면서 메모리 검사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경쟁 제품보다 월등한 원가 경쟁력과 해외 고객선과의 지속적인 유대 강화가 수출 증가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유니테스트는 지난해 급성장에 힘입어 메모리 검사장비 시장에서 세계 4위 업체로 자리잡았다. 특히 세계 최다 채널을 적용한 모바일 D램 테스터는 일본 업체가 로드맵을 따라하는 등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종현 사장은 “유니테스트는 고객사가 원하는 주요 기능만을 탑재해 장비를 개발함으로써 경쟁 업체보다 30% 정도 저렴한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고객사 중심 장비 개발과 품질 혁신을 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근접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에서 10여년간 반도체 불량 분석 및 신뢰성 업무를 담당한 김종현 사장은 메모리 검사장비 국산화를 기치로 2000년 유니테스트를 창업했다. 그 당시에는 일본을 비롯한 외국 업체가 메모리 검사장비를 독점하고 있었다. 이 같은 시장 특성으로 반도체 검사장비는 가격 거품이 커 국산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 급격히 떨어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보다 저렴한 장비 개발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게 했다. 김종현 사장이 직접 창업을 결심한 배경이다.

김종현 사장은 “국내에서 미개척된 신기술에 과감히 도전하고 창의적 생각으로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고 싶었다”며 “일자리를 창출해 더불어 사는 기업인이 되고자 하는 철학도 창업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유니테스트는 지난해 직원이 전년에 비해 10% 이상 늘어나는 등 이 같은 경영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창업 이후 유니테스트가 처음 개발한 장비는 DDR1 및 DDR2 메모리 모듈 테스터다. 반도체 검사장비를 국산화한 것은 유니테스트가 최초다. 칩 완성 후 메모리 코어 및 스피드를 테스트하는 이 장비는 반도체 후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으로 평가된다. 이 장비를 토대로 유니테스트는 2005년 4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2006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하는 등 탄탄대로를 달렸다.

2007년 이후에는 DDR3용 컴포넌트 및 모듈 테스터로 제품을 다변화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시련을 맞았다. 개발 일정을 맞추지 못한 탓도 있지만 고객사의 구매 축소 영향으로 당초 예상했던 매출의 20% 정도밖에 거두지 못한 것이다. 2008년 매출이 전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125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적자도 51억원에 달하는 등 시련은 생각보다 혹독했다.

김종현 사장은 “2008년 당시 주력 모델의 공급 부진으로 유동성이 바닥나면서 해외 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됐다”며 “매출은 전무했지만 5년 이상 신뢰 관계 구축에 힘쓴 덕에 2009년부터 대만 수출이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유니테스트는 2010년부터 대만 고객사와 매월 정기적으로 미팅을 실시해 납기, 가격 및 각종 품질 이슈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신뢰 관계를 토대로 중국, 미국 등으로 수출 지역도 다변화되고 있다. 2010년에는 전체 수출 중 대만이 60%, 중국이 37%, 미국이 3%를 차지했다.

대만 및 중국지역 수출 확대에 힘입어 2009년 극적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유니테스트는 최근 제2의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난 800억원 선이 예상된다. 품목 다양화도 착실히 진행해 최근에는 모바일 D램용 검사장비까지 개발을 마쳤다. 특히 SK하이닉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모바일 D램 검사장비는 외산 장비의 4분의 1 수준으로 원가를 낮췄다.

김종현 사장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시장의 급성장으로 모바일 D램 생산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모바일 D램 검사장비가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니테스트는 모바일 D램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용 검사장비도 개발 중이다. 올해 안에 개발을 끝마치고 2014년에는 시스템 반도체 검사장비 시장의 10%를 점유하겠다는 당찬 계획도 세우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검사장비 시장은 메모리 검사장비보다 세 배 가까이 크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시스템 반도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어 향후 전망도 밝다. 이 시장에서도 미국 테라다인과 일본 어드반테스트 등 쟁쟁한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유니테스트는 메모리 검사장비에서 쌓은 원천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시장에 과감히 도전한다는 목표다.

김종현 사장은 “시스템 반도체 검사장비 시장의 10%를 점유할 때 2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메모리에 이어 핵심 반도체 시장에 진입해 반도체 장비 국산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종현 유니테스트 사장의 성공 키워드

1.원천 기술을 확보하라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 전체 직원의 과반인 핵심 연구개발 인력들의 역량 계발을 지원하라

2.인내로 신뢰 관계를 구축하라

2005년 대만 지사 설립 이후 유동성 위기가 왔던 2008년에도 현지 고객사 채널을 유지하고 5년 이상 꾸준한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

3.끊임없이 변신하라

메모리 검사장비에 이어 모바일 D램, 시스템 반도체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지속 성장 도모했다

◇김종현 사장 약력

△1985년:인하대 응용물리학과 졸업

△1987년:서울대 이학 석사

△1987~1998년:삼성전자 근무

△2002년~:유니테스트 대표이사

◇유니테스트는

유니테스트는 2000년 창업 이후 반도체 후공정 핵심인 메모리 모듈 검사장비 및 메모리 컴포넌트 검사장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상용화했다. 컴포넌트 테스터·모듈 테스터·애플리케이션 레벨 테스터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검사장비를 생산해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114명의 전체 인력 중 연구 개발 인력이 절반을 넘을 정도로 기술력을 중시한다. 국내외 82건의 등록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대규모 적자로 회사 존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신제품 개발 및 해외 판로 개척에 집중해 위험 요소를 분산하고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반도체 검사장비 시장에서 외산 장비보다 30%가량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갖춰 2009년 이후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 매출은 800억원으로 선으로 예상돼 조만간 1000억원 돌파가 기대된다.

주요 고객사는 SK하이닉스와 대만 메모리 업체인 난야다. 국내외 고객사 공장에 서비스 엔지니어 사무실을 직접 운영하면서 고객사와 지속적으로 장비 기술을 개선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력인 메모리 검사 장비에 이어 SSD 검사장비 및 시스템 반도체 검사장비로 품목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향후 세계 3위권의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유니테스트 매출 추이 (단위:억원)

◇유니테스트 현황

△소재지: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 155-1

△설립연도:2000년

△수출개시연도:2005년

△종업원 수:109명

△기업규모:중소기업(코스닥)

△주생산품:반도체 테스트 장비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