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부회장, "내년 반도체·부품 시장 어렵지만, 삼성 부품사업은 최소 적자를 보지 않을 것"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12일 중국 시안 반도체 팹 기공식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부품사업에서 절대 적자를 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제품 주기가 빨라져 1, 2등하는 회사도 어렵지만, 세계 1등은 최소한 적자를 보지 않을 것”이라며 “부품 분야에서 절대로 적자를 내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 자오러지 산시성 서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세번째부터) 등 참석자들이 중국 시안시 고신공업개발구에서 열린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 자오러지 산시성 서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세번째부터) 등 참석자들이 중국 시안시 고신공업개발구에서 열린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

하지만 권 부회장은 반도체 및 부품 시황은 내년까지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에도 시황이 획기적으로 풀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은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지만 전망이 불투명하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애플과 갈등설에 관련해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설립 이래 세트와 부품사업은 별개로 운영돼 왔다”며 “세트에서는 경쟁관계지만 부품에서는 애플이 주요한 고객”이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된 세트와 부품사업 분리설에 대해 “그런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중국 산시성 시안의 고신공업개발구 내 차세대 낸드플래시 공장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삼성은 오는 2014년부터 중국에서 10나노급 최첨단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내(화성·기흥)와 미국(오스틴)에 이어 중국을 세 번째 반도체 주력 생산기지로 육성,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기공식에는 자오러지 산시성 서기, 이규형 주중대사, 윤상직 지경부 차관 등 양국 정부 관계자와 권오현 대표이사를 비롯한 삼성 경영진, 협력업체 대표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은 초기 투자 23억달러, 총투자 70억달러가 투입된다. 삼성의 중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축하 서신에서 “10나노급 플래시메모리 프로젝트는 한국과 중국의 강점을 살려 정보산업 분야의 긴밀한 협력으로 이룩한 중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권오현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삼성중국반도체`가 최고의 제품으로 인류 사회에 공헌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시안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서부 대개발의 과학기술 중심도시로 꼽힌다. 산업 용수와 전기 공급이 원활하고, 글로벌 IT기업들의 생산 및 연구거점으로 성장했다. 삼성 반도체의 글로벌 생산 및 운용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적의 장소라는 평가다. 현지에 37개 대학교와 3000여개의 연구기관이 위치해 반도체산업 핵심인 우수 인재 확보도 용이하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