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12일 중국 시안 반도체 팹 기공식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부품사업에서 절대 적자를 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제품 주기가 빨라져 1, 2등하는 회사도 어렵지만, 세계 1등은 최소한 적자를 보지 않을 것”이라며 “부품 분야에서 절대로 적자를 내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 자오러지 산시성 서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세번째부터) 등 참석자들이 중국 시안시 고신공업개발구에서 열린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9/12/330501_20120912160203_048_0001.jpg)
하지만 권 부회장은 반도체 및 부품 시황은 내년까지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에도 시황이 획기적으로 풀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은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지만 전망이 불투명하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애플과 갈등설에 관련해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설립 이래 세트와 부품사업은 별개로 운영돼 왔다”며 “세트에서는 경쟁관계지만 부품에서는 애플이 주요한 고객”이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된 세트와 부품사업 분리설에 대해 “그런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중국 산시성 시안의 고신공업개발구 내 차세대 낸드플래시 공장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삼성은 오는 2014년부터 중국에서 10나노급 최첨단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내(화성·기흥)와 미국(오스틴)에 이어 중국을 세 번째 반도체 주력 생산기지로 육성,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기공식에는 자오러지 산시성 서기, 이규형 주중대사, 윤상직 지경부 차관 등 양국 정부 관계자와 권오현 대표이사를 비롯한 삼성 경영진, 협력업체 대표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은 초기 투자 23억달러, 총투자 70억달러가 투입된다. 삼성의 중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축하 서신에서 “10나노급 플래시메모리 프로젝트는 한국과 중국의 강점을 살려 정보산업 분야의 긴밀한 협력으로 이룩한 중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권오현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삼성중국반도체`가 최고의 제품으로 인류 사회에 공헌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시안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서부 대개발의 과학기술 중심도시로 꼽힌다. 산업 용수와 전기 공급이 원활하고, 글로벌 IT기업들의 생산 및 연구거점으로 성장했다. 삼성 반도체의 글로벌 생산 및 운용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적의 장소라는 평가다. 현지에 37개 대학교와 3000여개의 연구기관이 위치해 반도체산업 핵심인 우수 인재 확보도 용이하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