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산업 엄청난 변곡점 진입" 전동수 삼성전자 사장

D램과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향후 1년간 엄청난 `변곡점`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메모리칩과 이를 활용한 세트 시장 경쟁 구도가 상위 3~4개 업체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수급 불일치가 줄어들고, 가격 경쟁보다는 고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업체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모리 산업 엄청난 변곡점 진입" 전동수 삼성전자 사장

전동수 삼성전자 사장(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은 지난 25일 `반도체의 날` 기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큰 변곡점에 진입했다”며 “메모리 수요를 좌우하는 PC 및 스마트폰 시장을 2~3개 업체가 주도하고, 메모리 반도체 업계도 상위 3개 업체로 재편되면서 수급의 불일치 현상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품과 세트 시장을 망라해 승자독식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메모리 시장에 10여개에 달하는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시장을 나눠 먹고 극심한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부터는 시황의 변동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전 사장은 “메모리 공급단에서도 치킨 게임이 끝나고 3개 업체로 정리되면서 시장의 `자율 보정 능력`이 올라가고 있다”며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의 폭등세가 이 같은 현상을 대변한다”고 덧붙였다. 올 하반기 들어 낸드플래시 시장은 도시바의 감산 및 삼성전자의 생산라인 전환 등의 여파로 공급이 줄고,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임베디드형 제품 수요는 늘면서 가격이 최근 한달새 30% 이상 상승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극심한 가격 경쟁보다는 고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 사장은 “이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부품을 세트 업체들에게 제공하고 그에 따른 프리미엄을 제대로 받아야 할 것”이라며 “이전 가격 중심의 경쟁 구조가 가치 창조 게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전 사장은 향후 1년이 메모리 반도체 산업 재편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사장은 “내년의 최대 화두는 스마트패드가 PC 시장을 얼마나 잠식할 것인지, 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윈도 진영의 반격은 어떨 것인지”라며 “내년 말께가 되면 이 같은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힐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이처럼 메모리 반도체 산업 내외부의 큰 변화로 시황과 설비 투자 계획 등을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으며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