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 가입자가 출시 20일도 안 돼 100만명을 넘어섰다. 70%가 넘는 사용자가 번호이동이 아닌 요금제만 변경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본격적인 `요금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T끼리 요금제` 누적 가입자 수는 출시 18일째(영업일 기준)인 16일 현재 85만여명으로 추산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요금제 출시 후 불과 사흘만에 20만명을 돌파했고, 출시 2주째인 지난 10일에 70만명을 넘어섰다”며 “하루 평균 5만명 이상 무제한 요금제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보다 약 1주일 늦게 망내 음성통화 무제한 상품 `올레 모두다` 요금제를 내놓은 KT는 “자세한 가입자 수는 밝힐 수 없다”며 “신규 가입자의 40% 이상이 망내 무제한 요금제를 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번호이동 신규 가입자와 KT 가입자의 무제한 전환을 합쳐 10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가장 늦은 지난 15일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를 내놓은 LG유플러스의 가입자 확대도 가파르다. 첫 날 4만8000여명이 가입했고, 16일에도 3만명 이상이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에 가입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 보다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통신 3사를 모두 합치면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를 택한 가입자는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루에 5만명이 넘게 옮겨오고 있는 셈이다. 음성통화와 문자, 데이터 서비스 제공양을 일정하게 묶는 방식으로 고착돼있던 기존 이동통신 시장의 판을 흔드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다.
통신사 관계자는 “아직은 요금제 출시 초기라서 이 같은 가입자 증가 추세가 유지될 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옮겨갈 수 있는 과도기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T도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타사 가입자와도 무제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요금제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음성통화 무료화` 추세는 꾸준히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 갤럭시S4도 번호이동 수요를 다량으로 유발하면서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를 대폭 늘리는 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저가 요금제 사용자의 선택권이 제한된다거나 음성통화 무제한을 빌미로 노골적으로 더 비싼 요금제를 권유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일부 부작용도 발생한다. 실질적인 통신비 절감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무제한 요금제 출시 후 일일 번호이동 건수가 다시 과열기준인 2만4000건을 넘어서면서(4월 15일 2만5060건) 시장이 다시 과열돼 보조금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통신 3사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수(4월 16일 기준·업계 추산)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