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삼성전자의 1년 전과 현재가 대조적이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성장통을 따라가며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외신은 현재 삼성의 대응전략이 ‘스마트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는 12개월 전과 현재 애플과 삼성전자의 상황이 뒤바뀌었지만 대응 방식은 다르다고 보도했다.
스티브 잡스 사후 2년 가까이 부진에 빠졌던 애플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사업실적은 전분기 대비 65%까지 회복했다.
애플은 지난달 주주들을 위해 주식을 7대 1로 분할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반기 아이폰6, 아이와치 등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캔터피츠제럴드는 “2분기 애플의 실적이 20~21%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에 납품하는 대만 업체의 실적이 27% 오른 점도 반영됐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월 이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11일 종가 기준으로 128만4000원대까지 떨어졌다. 1년 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기업으로 승승장구하던 모습과 정반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당시 삼성은) 경쟁사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를 갈수록 벌렸고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제조사의 스마트폰은 주목받는 것이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삼성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7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 하락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대비 성능’ 경쟁에서 밀렸고, ‘갤럭시S3’ 이후 혁신적인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 거론된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부진이 결정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이 지난 2011년 25%에서 현재 18%까지 내려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가격 외에 차별화가 힘든 안드로이드 업계에서 경쟁은 갈수록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샤오미 등 중국의 신생 기업들은 ‘중국 제품은 짝퉁’이라는 오명을 벗고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250달러 대의 스마트폰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중국 업체들은 이보다 100달러 낮은 가격에 제품을 내놓고 있다. 독일 베렌버그 은행은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가격인하 경쟁에 삼성도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이 자사만의 통합 생태계가 없으면 애플과 다른 결과를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스마트폰-태블릿PC-노트북-스마트홈 등으로 이어지는 자사 기기간의 통합 생태계 강화 전략을 사용하면서 다시 월가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점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등 경쟁자들이 따라오기 힘든 지점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삼성전자 역시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선점하며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지만 갤럭시 기어, 기어2 등의 시장 포지셔닝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삼성 내부에서조차 스마트폰에 따라오는 액세서리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