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소자업체가 기술개발과 투자에 나서면서 국내 장비업계에 ‘큰 장’이 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소재업체들이 10여년 만에 호황기를 맞고 있다. 우선 반도체 업황이 좋다. 사물인터넷(IoT)이 개화하면서 올해 반도체 추가 수요만 12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IT 이외에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 수요도 증가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격적인 기술개발과 투자에 나선다. D램의 DDR4 전환, 낸드플래시 3차원(3D) 적층, 10나노대 미세공정 확보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최고 실적을 기반으로 투자도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7라인 D램 라인 증설, D램 20나노 전환 투자,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라인 증설, 미국 오스틴 라인 14나노 핀펫 투자를 예고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M14 라인 증설과 21나노 전환 투자에 나선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부 역량 강화 이외에 주요 장비·소재업체와 연계하거나 인수합병(M&A), 지분투자 전략을 편다”며 “한국 기업의 반도체시장 지배력이 높아지면서 국내 반도체 장비·부품업체가 큰 기회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20나노 D램 개발 등의 미세화와 3D 적층 확대는 전공정 장비업체에 기회다. 원익IPS와 테스, 피에스케이, 케이씨텍 등과 미세화 공정을 지원하는 전문 소재업체 디엔에프, OCI머터리얼즈 등 수혜가 예상된다.
D램 DDR4 전환 과정에서는 후공정·검사업체 기술력이 중요하다. 이오테크닉스와 유니테스트, 네페스, 한미반도체 등 사업 확대가 제기된다. 대덕전자와 심텍, 테에스이 등 후공정 부품업체들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전공정장비시장 1, 2위인 어프라이드머트리얼즈와 도쿄일렉트론이 합병도 예고됐다. 경쟁력 있는 국내 장비회사에 부정적 소식만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거대 해외 장비업체와 협상력 확보 차원에서 국내 장비업체를 전략적으로 키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은 정부 주도로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국내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지만 모든 반도체 장비·협력사가 수혜를 보는 것은 아니다”며 “활황기를 이용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등 중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표]공정별 국내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 현황 / *자료: 업계. 신한금융투자>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