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38.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 회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태양의 후예’는 7회 방송 만에 3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송 초반부터 탄탄한 시청자층을 유지했다. ‘태양의 후예’가 세운 기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과거 1996년에 방송한 KBS2 드라마 ‘첫사랑’은 무려 65.8%의 시청률로 1990년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2000년대에는 ‘허준’이 최고 시청률 63.7%를 기록하며 국민 사극으로 거듭났다. 이 기록은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청률은 숫자에 불과하다. 그 사이 IPTV, 실시간 TV 보기 애플리케이션 등 TV 시청이 아니어도 드라마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생겼기 때문이다. 인터넷 환경 또한 발달하며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됐다. 그래서 과거처럼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시청률과 비례한다는 판단은 위험할 수 있다.
‘태양의 후예’는 지난 2014년 방송된 SBS ‘별에서 온 그대’의 28.1%의 최고 시청률을 단 6회 만에 넘어섰다. KBS 작품으로는 2010년 ‘제빵왕 김탁구’의 49.3%의 최고 시청률 이후 6년 만에 38.8%를 찍으며 진기록을 세웠다. 탄탄한 주말 드라마 시청률에 비해 주중 미니시리즈에서 고전하고 있던 KBS가 ‘태양의 후예’로 인해 활짝 웃었다.
때문에 ‘태양의 후예’가 세운 38.8%의 기록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1회 14.3%로 순조롭게 출발한 ‘태양의 후예’는 회를 거듭할수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무려 첫 방송보다 24.5%P가 상승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태양의 후예’는 미니시리즈의 후예로 남게 됐다. 그렇다면 ‘태양의 후예’는 어떻게 38.8%의 시청률을 기록하게 됐을까.
먼저 주 본방 시청자층인 40대 여성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는 점이다. 40대 여성의 평균 시청률은 평균 23.6%(1~8회 평균시청률, 이하 동일)로 20대 여성 평균 시청률은 11.5%로 12.1%P가 차이 난다. 남성 시청자 또한 평균 10% 이상을 기록했다.
송중기와 송혜교의 출연만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은 ‘태양의 후예’는 회를 거듭할수록 전개되는 스토리와 탄탄한 대본,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연출로 호평받았다. 입소문은 탄탄한 40대 여성 시청자뿐만 아니라 전 연령대 시청자로 퍼졌고, 다음 회 차에 대한 궁금증을 본방사수로 풀었다. 최종회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 또한 마지막 순간까지 드라마에 대한 긴장감을 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태양의 후예’는 사전제작에도 불구하고 매회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과 사랑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태양의 후예’가 세운 진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드라마의 흥행을 이뤄내는 모든 것이 이처럼 맞아떨어지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